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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 인공지능(AGI)은 현재 특정 목적과 분야에 한정된 인공지능(AI)을 넘어 인간처럼 고차원적인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있는 AI를 말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AGI를 AI업계의 '성배'라고 칭했다. 손 회장은 지난 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AGI 시대가 예상보다 2~3년 빨리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그는 AGI 시대가 10년 뒤 열릴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이 같은 '꿈의 AI' 경쟁을 이끌던 축이 오픈AI에서 구글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검색 강자 구글이 AI 시대에도 오픈AI를 능가하는 강력한 플레이어로 부상한 것은 챗GPT 탄생을 기점으로 이어온 뼈아픈 자기반성과 전면적인 혁신 덕분이다.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기를 주저하며 20년 넘게 타성에 젖어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던 2022년 11월 30일 오픈AI의 챗GPT(GPT 3.5) 공개는 구글 내부에 엄청난 충격을 던졌다. 챗GPT가 막을 올린 생성형 AI 서비스 시대에는 구글이 그동안 고수해온 검색 사업 강자로서의 위치와 이를 통한 광고 수익 창출이라는 캐시카우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것이다. 이때 구글 본사에는 실제로 위기 상황을 뜻하는 '코드 레드(Code Red)' 경보가 울렸다.
이에 2019년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를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세르게이 브린 공동창업자가 AI 연구진으로 복귀했고, 순다르 피차이 CEO와 머리를 맞대고 전면적인 AI 전략 수정에 나섰다.
이후 3년간 절치부심하며 쌓아온 구글의 AI 역량은 지난 5월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I/O 2025'에서 비로소 베일을 벗었다. 구글은 기존 키워드 검색이 아닌 질문 형태의 AI 검색인 'AI 모드'를 공개했다. 전체 매출 중 60%를 검색 광고에서 거두는 상황에서 AI 도입이 수익 창출 근간을 흔들 수 있음에도 "AI에서 뒤처진다면 당장의 수익이 아니라 앞으로 생존도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해 업의 본질을 바꾸는 과감한 결단에 나선 것이다.
검색에 이어 구글은 에이전트, 이미지·동영상 생성 등 모든 분야에 AI를 접목하면서 오픈AI를 비롯한 그 어떤 기업보다 한발 앞선 'AI 퍼스트'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구글이 GPT를 능가하는 AI 모델 '제미나이3 프로'를 선보이자 업계에서는 이제 AI 산업의 혁신 축이 오픈AI에서 구글로 확실히 넘어갔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최근에는 차세대 이미지 생성 모델 '나노 바나나 프로'도 호평을 받았다.
이처럼 구글이 초반의 부진을 딛고 빠르게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AI 산업을 떠받치는 모든 요소를 자체적으로 구축한 '구글 생태계' 덕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AI의 쌀'로 불리는 AI 반도체다. 오픈AI를 비롯해 대부분의 AI 기업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생태계에 종속돼 있는 반면, 구글은 자체 설계한 텐서프로세싱유닛(TPU)으로 AI 서비스를 위한 자체 하드웨어 인프라스트럭처를 완성했다.
여기에 전 세계 71.9%에 달하는 압도적인 점유율의 웹브라우저 크롬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절대 강자 유튜브, 모바일 운영체계(OS)의 70% 이상을 장악한 안드로이드, 검색 강자 시절 구축한 지메일·캘린더·포토·드라이브 등 이미 절대적인 사용자를 보유한 다양한 서비스는 구글이 AI 학습에 필수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는 원천이 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만든 AI를 적용할 수 있는 무대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AI 서비스의 '넥스트 스텝'이 원하는 작업을 알아서 해주는 에이전트로 넘어가면서 사용자 취향과 맥락을 파악하는 유저 밀착형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구글이 이미 크롬 등 서비스를 통해 이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AI 시대에도 '구글 천하'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강력한 근거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AGI에 가장 먼저 닿는 기업은 구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브린 공동창업자는 I/O 2025에서 AGI 달성 시점을 2030년으로 제시하며 "제미나이가 최초의 AGI가 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선언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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