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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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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팟 사고 중고로 되팔아 ‘카드깡’…꿈드리미 바우처 관리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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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가제품 되팔기 성행
    커뮤니티선 불법 공유
    감독 인력 2명뿐 논란
    예산 473억 확대 추진


    매일경제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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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광역시교육감의 공약으로 지난해 처음 시행된 ‘꿈드리미 사업’이 곳곳에서 불법·탈법적 방식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에게 포인트 카드를 제공해 학교생활에 필요한 경비를 지원하는 취지였으나, 사업 본래 목적과 무관한 사용이 광범위하게 확인되면서 관리·감독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최근 주요 포털 사이트와 학부모 커뮤니티, 중고거래 플랫폼 등을 조사한 결과, 일부 학생·학부모가 꿈드리미 카드를 이용해 고가 상품을 구매한 뒤 현금화하는 이른바 ‘카드깡’ 행위를 지속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는 유명 문구류 브랜드 A사에서 구매한 36만 원 상당의 에어팟 프로 2세대를 24만 원에 판매하는 게시글이 게시됐다. 학부모 커뮤니티에도 개인용 안경·렌즈, 소설책, 가습기, 마사지건, 종이컵 등 교육적 목적과 무관한 품목을 바우처로 구매한 사례가 다수 공유됐다. 바우처 사용기한(2026년 2월 말)을 앞두고 ‘선결제 후 포인트 적립’ 방식이 확산되는 등 악용 방법이 노골적으로 안내되는 사례도 확인됐다.

    포털 게시판에서도 아이돌 앨범, 피규어, 온라인 게임 아이템 등이 구매 가능한지 묻는 질문이 잇따르며 사업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광주시교육청은 올해부터 오남용 관리 매뉴얼을 마련하고 모니터링단과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악용 사례도 적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고거래 플랫폼은 ‘꿈드리미’ 등의 용어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차단했지만, 결과적으로 불법 거래를 비공개·은밀하게 만드는 부작용만 초래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편 광주시교육청은 내년도 꿈드리미 사업 예산으로 473억 원을 편성했으며, 관내 중·고교생 8만4000여 명에게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규모 사업을 관리·감독하는 인력이 교육청 직원 2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행정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악용 사례가 급증할 것이라는 지적도 뒤따른다.

    시민단체는 “보편적 교육복지 사업이 실질적 지원책이 아니라 부당 이득을 노린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교육 당국이 이 상황을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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