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속편…진실을 향한 주디·닉의 모험
파충류 ‘게리’ 등장·다름을 인정한 ‘믿음과 연대’
카 체이싱·수중 액션 등 스펙터클한 장면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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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함께 놀 준비가 됐다면, 우린 정말 신날 거예요.”(영화 ‘주토피아 2’ OST ‘주(Zoo)’ 가사 중)
열정 많은 토끼 경관 ‘주디’와 능글맞은 여우 파트너 ‘닉’이 ‘주토피아 2’로 돌아왔다. 지난 2016년 디즈니 레전드 콤비의 탄생을 알린 ‘주토피아’ 개봉 이후 9년 만에 나온 속편이다.
강산이 변해도 족히 변했을 시간, ‘주토피아 2’는 관객들의 길고 긴 기다림을 그 이상으로 보답한다. 스케일은 커졌고, 메시지는 깊어졌으며, 재미는 배로 늘었다. ‘주토피아 2’는 반짝이는 상상력, 그리고 화려한 볼거리를 가득 눌러 담고서, 본편을 넘어서는 속편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보란 듯이 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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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토피아 2’는 전작의 사건이 끝나고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무대는 다양한 포유류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가공의 세계 주토피아. 주토피아를 둘러싼 어두운 음모를 저지했던 경찰 주디(지니퍼 고딘 분)와 그와 함께 사건을 해결했던 닉(제이슨 베이트먼 분)은 경찰 콤비로서 새로운 출발을 알린다.
의욕은 넘치지만 상황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누구보다 주토피아의 평화를 지키고 싶은 주디와 그를 돕는 닉의 살신성인 활약에도 결과는 늘 처참하기만 하다. “우리 둘 좋은 팀일까?”(닉), “당연하지, 남들에게도 증명할 방법만 알았으면 좋겠어.”(주디) 어김없이 이들 콤비에겐 ‘사고뭉치’란 낙인이 찍힌다.
명예 회복을 위한 수사 중 주디와 닉은 우연히 발견한 파충류의 흔적을 쫓기 시작한다. 그리고 ‘주토피아 100주년 기념 연회’에서 살모사 ‘게리 더 스네이크’(키 호이 콴 분)를 만난다. ‘게리’는 주토피아를 건설한 링슬리 가문의 ‘발명 일지’를 훔쳐 달아난다. 주토피아가 건립된 지 100년, 그동안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파충류의 등장에 도시는 혼란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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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은 악당이 아냐. 내가 오해를 바로잡을 거야”(게리). 파충류를 둘러싼 오해와 두려움의 화살이 또 다시 게리를 향하려던 찰나, 주디와 닉은 위기에 빠진 게리를 앞에 두고 갈등한다. 영화의 진짜 시작은 여기서부터다. ‘발명 일지’를 노리는 게리의 진짜 목적은 무엇일까. 게리를 만난 주디와 닉에겐 또 어떠한 거대하고 위험한 비밀이 기다리고 있을까.
‘주토피아 2’는 주디와 닉이 주토피아를 둘러싼 음모와 비밀을 파헤친다는 전작의 큰 틀을 따라간다. 주디와 닉은 여전히 서로 너무 다르고, 변함없이 쉬지 않고 티격태격한다. 하지만 이들은 거대한 사건의 진실을 향해가는 새로운 모험을 함께하면서, 다시 한번 서로에게 의지하며 진정한 파트너로 거듭난다. 바이론 하워드 감독은 “첫 번째 영화가 두 캐릭터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서로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이야기”고 했다.
서로 다른 종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주토피아’의 이야기는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다름을 받아들이는 ‘믿음과 연대’의 메시지를 담아낸다. 전작의 사건 해결로 ‘토끼는 약하다’는 편견을 깨부순 주디, 그리고 ‘여우는 약다’는 오해를 지워낸 닉. ‘주토피아2’는 이들에 이어 ‘위험하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파충류 게리를 등장시킴으로써 ‘다름’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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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도 편견과 부딪히며 살아왔기에 궁지에 몰린 ‘게리’의 사연을 차마 지나치지 못하는 주디와 닉. 이들의 모습은 차별과 편견이 방치되고, 일부에선 갈등을 조장해 이용하기도 하는 현실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리’를 목소리 연기한 키 호이 콴은 “인간은 익숙하지 않은 것이 불편하기 때문에, 나와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숨거나 피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하지만 다름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아름답게 하는 것이고, 그것을 포용할 때 비로소 세상이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계관 설명에 대한 부담을 덜어버린 영화는 시작부터 화려한 볼거리와 액션으로 ‘풀 악셀’을 밟는다. 초반부 주토피아 시티를 스릴있게 누비는 카 체이싱 시퀀스부터 수중 액션, 그리고 후반부 펼쳐지는 위험천만 스펙터클까지. 영화는 108분이란 러닝타임 동안 애니메이션 안에 다양한 장르를 능수능란하게 변주하며 관객으로부터 잠깐의 쉴 틈마저 앗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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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확장된 세계관은 영화의 다채로움을 더한다. ‘주토피아 2’의 주요 내용이 전개되는 ‘습지 마켓’과 링슬리 가문 저택이 있는 ‘툰드라 타운’은 속편에 처음 등장하는 공간이다. 특히나 육지와 물을 오가는 반수생 동물들이 사는 습지 마켓에 담긴 제작진의 상상력과 디테일은 기대 이상이다. 현실의 워터파크를 모티브로 미끄럼틀, 경사로, 튜브 등 동물들의 특성까지 세밀하게 고려해 만들어졌다.
등장 캐릭터들의 스펙트럼도 넓어졌다. 등장하는 동물 캐릭터만 총 178종이고, 이중 새롭게 소개되는 캐릭터는 67종이다. 주인공인 살모사 ‘게리’ 외에 비버 ‘니블스’, 링슬리 가문의 ‘포버트 링슬리’, 배우 출신의 시장 ‘윈드댄서’, 그리고 도마뱀 ‘헤수스’ 등이 새로이 등장해 서사의 중요한 길목들을 지킨다. 한 컷에 5만 마리의 동물이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도 있다. 콜라와 시리얼 등 유명 브랜드의 캐릭터, 그리고 ‘라따뚜이’ 오마주 등 은근하게 숨어있는 디테일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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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큰 기대를 모았던 주제곡 ‘주(Zoo)’도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신나는 멜로디와 중독적인 가사로 팬들의 기대에 부응한다. 그래미 수상의 팝스타 에드 시런과 블레이크 슬래킨, 그리고 슈퍼스타 ‘가젤’ 역으로 돌아온 샤키라가 참여했다.
9년의 세월을 증명이라도 하듯 영화는 더욱 정교하고 선명한 기술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동물 캐릭터를 구현한다. 탄탄한 애니메이션 기술 위에 켜켜이 쌓아 올린 액션과 스펙터클, 그리고 위트를 곁들인 재미는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의 여운을 배가 시킨다. 전작 ‘주토피아’를 본 후 관람을 추천한다. 오랜 기다림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26일 개봉.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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