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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한은, 2026년 성장률 1.8%로 높여… 금리는 환율·집값 걱정에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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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2025년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상향했다. 여전히 1460원대에 머무르고 있는 환율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경제 성장세 회복이 예상되면서 금리인하 명분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2.50%로 유지했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0·11월, 지난 2월과 5월 금리를 낮춘 후 4회 연속 동결했다.

    세계일보

    27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를 비롯한 금융통화위원들이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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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장에서도 앞서 연내 금리 동결을 점쳤다. 금융투자협회가 조사한 채권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47개 기관) 가운데 응답자 96%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봤다.

    금통위의 결정 배경에는 최근 두드러진 외환시장 불안이 작용했다. 한국이 미국보다 정책금리가 1.50%포인트 더 낮은 금리 역전차가 장기화된 데다 ‘서학개미’ 등 해외 증시 투자 열풍까지 더해지며 최근 환율은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았다.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은 주간거래서 1477.1원을 기록하며 미국 관세 인상 우려가 고조된 지난 4월9일(1484.1원) 이후 약 7개월 반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한은이 섣불리 금리를 낮췄다가는 금리 역전차가 더 확대되면서 환율이 일시적으로 급등하고,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

    부동산 시장 불안이 해소됐다고 판단하기도 이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15 대책 이후 하향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1월 셋째 주 전주 대비 0.20% 상승하며 반등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약 1.8%)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춰야 할 이유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2%로, 지난해 1분기(1.2%)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달 소비 심리가 8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기업 체감경기도 비상계엄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수출 증가세가 유지되고 있고,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도 줄어들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0.9%에서 1.0%로 0.1%포인트 올려잡았다. 내년 성장률은 1.6%에서 1.8%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처음 제시한 2027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9%다. 올해를 포함해 3년 연속 1%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0%에서 2.1%로, 1.9%에서 2.1%로 각각 높였다. 국제 유가가 하락세지만 원·달러 환율이 1460원대를 상회하면서 수입 물가가 높아진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추가 인하 시점에 대해 시장은 내년 중 1차례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과 집값이 안정되면 정부의 확장 기조에 맞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시각이다. 다만 고환율이 장기화할 수 있고, 수도권 부동산 과열 등으로 내년에도 인하가 쉽지 않다는 의견도 팽팽하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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