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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모르면 손해죠"… 제주 공공배달앱 '먹깨비' 질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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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주문 건수·매출액 등 폭증
    할인 혜택·홍보 등 효과 거둬
    상인들 "낮은 수수료 큰 도움"
    道, "공공배달앱 시범도시 선정 노력"


    한국일보

    제주도 공공배달앱 먹깨비로 배달 주문을 하면 다양한 쿠폰 헤택 등을 받을 수 있다. 사진은 스마트폰의 먹깨비앱 주문내역. 제주=김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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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만 원어치 음식을 주문했는데, 8,000원이나 할인받았어요. 제주에서는 먹깨비 모르면 손해죠".

    제주도 공공배달앱 먹깨비가 올해 들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는 3년 전인 2022년 12월 대형 민간배달앱의 높은 중개수수료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먹깨비를 도입했다. 중개수수료 1.5%에 입점비, 월 사용료, 광고료 무료 등 기존 민간배달앱보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가맹점을 모집했다.

    하지만 시행 3년차인 지난해까지만 해도 먹깨비는 민간배달앱과 비교해 가맹점 숫자가 큰 차이를 보였고, 할인 혜택 등 소비자 유인 요인도 많지 않아 도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하는 상인들 입장에서는 주문 건수가 많은 민간배달앱을 더 선호할 수밖에 없어 먹깨비 가맹점 수가 늘지 않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이랬던 먹깨비가 올해 악순환의 고리를 깨뜨리고, 가맹점과 이용자가 모두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정부와 제주도의 소비쿠폰 지원사업이 한몫을 했다.

    도는 올해 10월 말까지 '배달비 3,000원' 지원사업에 12억 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전체 지원액 4억4,600만 원에 비해 크게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공공배달 활성화 소비쿠폰도 최대 1만 원까지 지급했다. 더불어 먹깨비에서 지역화폐 '탐나는전'으로 결제할 경우 결제금액의 10∼15%까지 되돌려주는 적립 혜택까지 제공하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제주도와 경제계가 함께 먹깨비 홍보를 위한 '3Go챌린지' 캠페인까지 벌이자 먹깨비의 질주가 시작됐다.

    먹깨비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주문 건수는 지난해 연간 21만9,063건에서 올해는 지난달 말까지 113만1,477건으로 5배 넘게 급증했다. 매출액도 지난달 말 기준 298억7,629만 원으로, 전년도 전체 매출액(54억871만 원)보다 5배 이상 늘었다. 특히 올해 매출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누적 매출액도 400억 원을 순식간에 돌파했다.

    먹깨비 가맹점과 가입자(회원)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신규 가맹점 수는 2022년 1,888개에서 2023년 905개, 지난해 565개로 줄었지만, 올해는 지난달까지 전체 가맹점(5,441개)의 약 40%인 2,083개가 신규 가맹점이다. 회원 수도 마찬가지다. 누적 전체 회원 수(7만9,893명)의 절반에 가까운 3만5,419명이 올해 새롭게 먹깨비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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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공공배달앱 먹깨비 운영 현황.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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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도심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양모(51)씨는 "올해 초 기존 사용하던 민간배달앱이 중개수수료를 대폭 인상하겠다고 발표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수료가 저렴한 먹깨비에 가맹을 했다"며 "처음에는 주문 건수가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전체 배달 주문의 20∼30%를 차지할 정도로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씨는 "함께 사용하는 민간배달앱 두 개는 중개수수료와 카드수수료 등을 합쳐 매출액의 30% 정도를 떼어가지만 먹깨비는 5%도 되지 않아 마진율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다만 아직도 먹깨비 가맹점 수가 민간배달앱에 비해 적고, 먹깨비의 할인 혜택 등을 모르는 고객들이 의외로 많아 홍보가 더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미영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먹깨비가 활성화되면 상인들은 낮은 중개수수료 등으로 영업에 실질적 도움을 받고, 도민들은 저렴한 가격에 주문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며 "앞으로 소비지원 쿠폰 확대를 위해 국비 확보와 함께 제주가 공공배달앱 활성화 시범도시로 선정될 수 있도록 정부에 적극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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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공공배달앱 먹깨비 포스터. 제주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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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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