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IMF는 최근 발표한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달러화 기준 명목 GDP를 1조8586억달러로 추산했다. 지난해 1조8754억달러보다 168억달러(0.9%) 줄어든 규모다. 2023년 1조8448억달러와 비교해도 2년간 138억달러(0.7%)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사실상 제자리걸음 했다.
지난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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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기준 명목 GDP는 지난해 2557조원에서 올해 2611조원으로 2.1% 늘어날 것이라고 IMF는 분석했다.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0.9%)에 물가 상승분을 반영한 수치다.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GDP 증가분을 압도하면서 달러 환산액이 되레 줄어드는 셈이다.
고환율은 고착화하고 있다. 주간 종가 기준 올해 1~11월 평균 환율은 달러당 1418원으로 지난해 연평균(1364원)보다 54원(4.0%) 높아졌다. 최근 환율이 150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에서 12월 수치까지 반여오디면 연평균 환율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구조적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앞으로도 환율이 달러 환산 GDP 규모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IMF는 우리나라의 명목 GDP가 내년 1조9366억달러, 2027년 2조170억달러, 2028년 2조997억달러, 2029년 2조1848억달러 등으로 매년 4.1%씩 증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현재 원화 약세 추세가 이어진다면 ‘GDP 2조 달러’ 달성 시점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는 배경은 복합적이다. 본질적으로 한·미 기준금리차, 과도한 시중 유동성 등이 원화 가치를 끌어내리고 있고, 최근의 엔화 약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경제동향&이슈’를 통해 10월 말 원·달러 환율이 전월 말 대비 21원 상승한 1423.2원을 기록한 배경으로 ‘내국인의 해외주식 투자 확대’를 거론했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한국은행, 국민연금과 구성한 ‘4자 협의체’를 통해 ‘뉴프레임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환율 변동성이 중대한 경제적 위험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일시적으로 외환시장 유동성이 얕아지고 환율 움직임이 가팔라질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작년 12월과 올해 4월을 거론했다. 각각 12·3 비상계엄, 대통령 탄핵안 인용 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시점이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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