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2.50% 동결
국고채 3년물 1년 4개월만 고점
가계대출 평균금리 0.07%p 증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하면서 차주들의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가계대출 관리 차원에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시장금리 추가 상승 가능성마저 커졌다. 대출한도 규제 속에서 리파이낸싱 예정 가구의 원금상환 부담 심화로 소비도 제약될 것이란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대출로 인한 차주 부담은 이번주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가계부채로 인한 소비 변화 등의 보고서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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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결정했다.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0%로 내린 뒤 7월과 8월, 10월에 이어 올해 마지막 금통위까지 네 번 연속 동결이다. ▷관련기사: 부동산·환율 불안…한은, 올해 마지막 금통위서 금리 동결(2025.11.27)
이날 한은은 결정문을 통해 기준금리에 대한 입장 변화도 내비쳤다. 기존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간다'는 표현을 이번에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문구로 대체했다. 이를 두고 시장은 인하 사이클을 종료하겠다는 의미까진 아니어도 현 기준금리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채권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0.118%포인트(p) 오른 연 3.013%에 거래를 마쳤다. 연 3.024%로 마감했던 지난해 7월 2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년 4개월 만에 고점을 찍은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튿날인 28일 장중 3.080%까지 치솟기도 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 전망을 반영하기 때문에 '지표금리'로도 불린다. 은행 대출금리의 기준인 금융채와 은행채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이 때문에 가계대출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9월 대비 10월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0.07%포인트 올랐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최소한의 금리 인하 여지를 남겨두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마무리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국내 채권 시장 역시 이러한 스탠스를 반영, 시장금리가 재차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부동산발 가계부채 누증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대출 원리금부담(DSR)은 최근 10년간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르게 상승했고, 소비력은 감소했다.
한국은행은 2021년 하반기 급격한 물가상승에 대응해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이 원리금 상환부담증가에 일부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과도하게 누적된 가계부채로 한국 민간소비 성장률이 매년 0.4%~0.44% 둔화했다는 결론도 냈다. 한국은행은 "최근과 같이 대출한도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리파이낸싱 예정 가구의 소비가 원금상환 부담 심화로 더욱 제약될 소지가 있다"는 예측도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오는 3일 공개하는 3분기 국민소득과 4일 예정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등을 통해서도 차주들의 대출 부담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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