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마이너스 통장에서 확대, '빚투' 목적
한은 금리 동결 여파로 대출 금리도 뛰어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영업부 대면 창구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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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부동산 대책 여파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모는 크게 줄어든 반면 신용대출은 4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증시가 등락을 반복하자 저가 매수를 노린 개인들이 신용대출을 받아 '빚투'에 나선 영향으로 해석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27일 현재 768조1,538억 원으로, 이달 들어 1조5,319억 원 늘었다.
증가 폭이 10월(+2조5,270억 원) 대비 60% 수준에 그쳤다. 주담대는 2,823억 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3월 4,494억 원 뒷걸음친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반면 신용대출은 1조1,387억 원 늘면서 2021년 7월(+1조8,637억 원) 이래 가장 크게 뛰었다.
은행에선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이미 넘긴 만큼 사실상 주담대 대출 창구를 막은 상태다. 다만 개인 고객들이 기존에 열어놓은 마이너스 통장 중심으로 대출이 실행됐다. 실제 이달 들어 개인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9,171억 원이나 늘면서 전체 신용대출 증가분의 80.5%에 달했다.
금융권에선 신용대출 자금 상당 부분이 증시로 흘러 들어갔을 것으로 본다. 코스피가 4,200선까지 올랐다가 다시 3,800까지 내리는 등 이달 들어 롤러코스터 장세가 이어지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인 고객들이 대출금까지 끌어 주식 투자에 나섰다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11월 7일 사상 처음 26조 원대로 올라선 뒤 27조 원 선을 넘보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코스피 신용공여잔고는 9조 원대 초반 수준이었다.
다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대출 금리 역시 영향받은 만큼 앞으로 가계 대출 규모는 더 축소될 전망이다. 금리 인하 사이클이 조만간 막을 내릴 수 있다는 '매파적 신호'도 등장한 상태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2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020∼6.172% 수준으로 약 1년 만에 하단이 4%대에 진입했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연 3.610∼5.100%에서 3.830∼5.310%로 상단과 하단이 각각 0.210%포인트, 0.220%포인트 상승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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