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 日 멤버, 일본선 中 멤버
행사때 불미스러운 일 없게 대비”
홍콩 ‘성도일보’나 ‘중국신문망’ 등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지난 17일 중국 광저우 ICC 환마오톈디에서 개최 예정이던 한일 합작 보이 그룹 ‘JO1(제이오원)’의 광저우 팬 미팅 행사가 취소됐다. 주최자인 QQ뮤직은 “불가항력적 이유로 취소됐다”고 밝혔지만, 중 당국의 입김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2020년 일본 TBS의 ‘프로듀스 101 재팬’ 시즌 1으로 데뷔한 JO1은 한국 CJ ENM과 일본 요시모토 흥업이 함께 투자했다. 중 텐센트 계열 QQ뮤직은 중국 현지 최대 K팝 음원 유통사다.
K팝 업계는 이미 중국에서 한국인 공연을 막는 이른바 ‘한한령’을 겪고 있다. 한 중소 기획사 관계자는 “한한령이 심할 땐 작은 가요 행사도 다국적 K팝 그룹 중 한국인 멤버는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며 “이번엔 일본인 멤버들이 비슷한 피해를 보게 됐다”고 했다.
일본에서도 중국인 멤버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일본 최대 연말 방송 ‘NHK 홍백가합전’은 지난 19일 K팝 걸그룹 에스파의 출연을 발표한 직후 ‘에스파의 중국인 멤버 닝닝의 출연을 막아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약 5만명이 동의한 이 청원은 닝닝이 2022년 소셜미디어에 ‘버섯구름’ 모양의 조명 사진을 올린 것을 문제 삼았다. 사진이 ‘원자 폭탄 흔적’을 닮았다는 것. 청원자는 “공식 행사인 홍백가합전에서 역사 의식이 부족한 언행을 용인하면 일본의 국제적 이미지에 손상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성도일보는 “홍백가합전에 에스파가 예정대로 서느냐가 중일 관계 긴장도를 가늠할 풍향계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 대형 K팝 기획사 관계자는 “중국에선 일본인, 일본에선 중국인 멤버의 행사 참석 때 조심하라는 사내 지침을 준비 중”이라며 “연말 연초 행사가 많은데,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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