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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전 CIA 협력자가 왜 미군 쐈나…미 장관 "아프간서 입국 후 급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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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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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장관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인근에서 발생했던 주방위군 병사 2명에 대한 총격 사건의 범행 동기를 놓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병사들에게 총을 쏜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 라마눌라 라칸왈(29)이 자신의 주거지인 미 북서부 워싱턴주에서 어떤 이유로 대륙을 횡단해 범행했는지에 대한 연방수사국(FBI)의 발표가 아직 나오지 않은 가운데, 당국에선 라칸왈이 미국 입국 후 정치적으로 급진화한 탓이라는 주장이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제기됐습니다.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아직 모든 정보를 검토 중이며, 새로운 정보는 FBI와 법무부가 공개하도록 하겠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가 이 나라에 온 이후 급진화됐다고 믿는다고 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우리는 그것(급진화)이 그가 사는 지역 커뮤니티와 주(州)에서의 연결을 통해 이뤄졌다고 믿으며, 그와 교류한 사람들, 그의 가족 구성원과 계속 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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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방위군 총격범 라마눌라 라칸왈


    라칸왈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수행할 때 미 정보 당국에 협조한 현지 부대인 '제로 부대' 출신으로,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군이 이뤄진 2021년 같이 미국으로 빠져나온 뒤 워싱턴주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왔습니다.

    놈 장관의 언급은 라칸왈이 미국에 입국한 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워싱턴주의 정치적 환경과 그의 정착을 도운 시민단체 등으로 인해 그의 정치적 성향이 극단주의로 돌아서면서 이번 사건을 벌였다는 주장으로 읽힙니다.

    그러나 라칸왈이 활동했던 제로 부대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아프간 현지에서 운용한 최정예 부대이며, 이들은 당시 미군의 '주적'인 탈레반에 맞서 싸웠다는 점에서 놈 장관의 주장만으로 그의 범행 동기가 충분히 설명되지는 않는다고 NBC는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4년 전 미국으로 대거 유입된 이들이 놓인 불안정한 법적 지위와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그에 따른 좌절감 등에서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고 라칸왈 주변 인물들을 통해 짚었습니다.

    수만 명의 아프간 출신 입국자들이 아직 특별이민비자 발급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망명을 신청한 상태이며, 전직 제로 부대원 약 3천 명이 노동 허가를 받지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라칸왈의 경우 아내와 자녀 5명이 있습니다.

    그의 최근 경제 활동은 올여름 아마존에서 잠시 배송 관련 비정규직으로 일했다는 정도가 파악돼 있습니다.

    라칸왈의 친척은 그가 미국인들과 나란히 싸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NBC에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알기 위해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라칸왈이 제대로 된 심사 없이 미국에 입국한 탓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입장입니다.

    그의 망명 신청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인 올해 4월 승인된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전임 조 바이든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는 모습입니다.

    놈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아프간 포기 당시 바이든 행정부가 신원 조사 없이 사람들을 비행기에 태워 미국으로 데려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신원 조사는 해당 인물이 입국할 때 이뤄진다. 그리고 조 바이든은 이들을 전혀 검증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의 망명 신청은 바이든 행정부 때 시작됐고, 바이든이 대통령일 때 그들이 제공한 정보를 갖고 진행되도록 했다"며 "이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비뚤어진 조 바이든, (바이든 행정부 때 국토안보장관인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경 차르' 카멀라 해리스는 완전히 아무런 조사나 검증 없이 누구든 모두가 들어올 수 있도록 놔두는 것으로 우리나라를 진짜 망쳐놨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라칸왈이 소속됐던 제로 부대는 입대 시점은 물론 활동 도중에도 CIA로부터 철저한 '사상 검증'을 거쳤으며, 아무리 철저한 신원 조사도 '위험'을 완전히 걸러내지는 못한다는 반론도 나옵니다.

    아프간에서 근무한 CIA 출신으로 현재 제로 부대 출신을 돕고 있는 기타 박시 씨는 "어떤 사람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결코 알 수 없고, 그들의 사고방식이 왜 전환되는지도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유덕기 기자 dky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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