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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미술의 세계

    400년간 행방 묘연했던 루벤스 작품, 경매서 39억 원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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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 230만 유로 판매
    작년 9월 佛 화가 후손들이 유산 정리 중 발견
    전문가 "루벤스 작품 중 '피 흘리는 예수' 유일"


    한국일보

    지난달 30일 프랑스 베르사유의 경매장에서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그림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가 이 230만 유로(약 266만 달러)에 낙찰되자 입찰 현황이 전광판에 표시돼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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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세기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독일 태생 플랑드르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의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가 경매를 통해 230만 유로(약 39억 원)에 낙찰됐다. 부활 전 예수 그리스도의 최후를 묘사한 이 작품은 400년 이상 판화 복제품을 통해서만 그 존재가 알려져 있다가 1년여 전에야 발견됐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십자가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예수의 모습을 담은 루벤스의 그림은 전날 프랑스 베르사유에 있는 오세나 경매장에서 230만 유로에 팔렸다. 수수료도 포함하면 총 294만 유로(약 50억 원)로, 경매업계의 예상가 100만~200만 유로를 훌쩍 넘어섰다.

    루벤스가 1613년 완성한 이 작품은 410년 넘게 행방이 묘연했다. 1600년대 초반 알 수 없는 이유로 대중 앞에서 모습을 감춘 탓이다. 다만 판화 복제품을 통해 존재 사실 자체는 알려졌다.

    한국일보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그림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가 지난달 30일 프랑스 베르사유 오세나 경매장에 전시돼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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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 지난해 9월에야 우연히 발견됐다. 19세기 프랑스 화가 윌리엄 아돌프 부게로의 후손들이 그의 상속 재산을 정리하던 중 찾아낸 것이다. 상속품 정리를 돕던 오세나 경매사의 대표 장피에르 오세나는 루벤스의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 진품임을 직감했다. 루벤스 공식 위원회를 통해 실제 인증도 받았다.

    루벤스의 수많은 그림 중 예수의 피를 표현한 건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가 유일하다. 루벤스 연구로 유명한 닐스 뷔트너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미술아카데미 교수는 "루벤스가 종종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모습을 그렸지만, 예수를 '피 흘리는 육체'로 묘사한 작품은 이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오세나는 "바로크 회화의 시작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루벤스가 전성기에 그린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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