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성 경찰청장 직대 "국민 위해서만 권한 행사할 것"

경찰이 비상계엄 사태 1년을 앞두고 국회 주변을 통제한 데 대해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어지럽힌 행위"라며 사과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1일 "지난 12월3일 밤,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찰은 국회 주변에서 국회의원의 출입을 통제했다"며 "당시 행위는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의 일상을 위협한 위헌·위법한 행위였다"고 밝혔다. 이어 "묵묵히 국민 곁을 지켜온 현장 경찰관들의 명예와 자긍심이 훼손됐다"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무궁화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경찰은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국회 출입을 통제한 경찰의 행위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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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대행은 "앞으로 경찰은 국민만을 바라보며 헌법질서 수호를 기본 가치에 두고 경찰업무를 수행하겠다"며 "국민에 대한 봉사자로서 공정과 중립을 지키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했다. 또 "어떠한 일이 있어도 위헌·위법한 행위에 절대 협조하거나 동조하지 않겠다"며 "다시는 개별 지휘관의 위법, 부당한 지시가 현장에 여과 없이 전달되지 않도록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울러 경찰의 권한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임을 잊지 않겠다"며 "국민을 위해 행사될 수 있도록 경찰활동 전반에 시민에 의한 통제장치를 촘촘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유 대행은 "다시 한 번 지난 과오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다시는 그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지휘부부터 책임감 있게 변화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 대행은 이날 지휘관 회의 때도 이같은 내용으로 모두발언을 하고 회의를 시작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약 3시간 전 삼청동 '안가회동'에서 국회 통제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에 경찰은 당시 밤 10시35분쯤 국회 봉쇄를 시작했다. 윤 전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담화를 시작한 지 약 12분 만이다. 국회 1~7문에 6개 기동대가 배치됐다. 밤 10시48분쯤부터 11시6분까지 아무도 국회를 들어가지 못했다. 밤 11시6분 이후 잠시 선별적으로 국회 출입이 가능해졌지만 11시35분쯤부터 다시 국회 출입문이 통제됐다. 이튿날 새벽 1시30분까지 22개 경찰 기동대가 증원배치됐고 일반 시민 외에도 국회의원의 출입이 통제됐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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