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스테이블코인을 불법 금융으로 규정
큰손들도 대거 매도…최고가 대비 반토막 전망도
2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나타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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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자산을 회피하려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비트코인 시세가 급락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미 최고치 대비 30% 이상 하락한 비트코인이 반 토막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2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세는 장중 한때 8%대 하락한 8만3,862달러까지 주저앉으며 8만4,000달러가 무너졌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전일 수준인 8만7,000달러 선을 회복했지만, 10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인 12만6,210달러에 비해 30%가량 떨어진 상태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하루 전보다 7% 넘게 급락한 1개당 2,7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러자 가상화폐 관련 주식들도 대거 폭락했다. 뉴욕 증시에서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의 주가는 각각 4% 이상 하락했으며,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 주가는 장중 12% 떨어지기도 했다.
가상화폐 폭락 배경엔 일본, 중국 중앙은행이 있었다. 우선 일본은행(BOJ)이 12월 정책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자금을 조달해 해외 위험 자산에 투자하는 '엔 캐리' 청산 우려가 확산했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전날 금융경제간담회에서 "다음 통화정책 회의에서 정책 금리 인상에 대한 장단점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위험자산인 가상화폐 시장이 더욱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인민은행(PBOC)도 가상화폐 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29일 공안부 등 13개 정부 기관과 공동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스테이블코인은 사기와 자금 세탁, 불법적인 자본 이동의 심각한 위험을 안고 있다"며 가상화폐 거래를 '불법 금융 활동'이라고 규정했다.
최근 가상화폐 큰손들이 물량을 던지는 것도 악재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현물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의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사상 최대인 34억3,0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풍 레 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팟캐스트에서 "회사의 기업가치 대비 비트코인 보유 비율(mNAV)이 마이너스가 되면 토큰을 매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가상화폐가 본격 하락장에 진입하는 '크립토 겨울'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금융사 BNB 플러스의 패트릭 호스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비트코인이 6만 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 아직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고 시장 불안을 대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비트코인 폭락을 다룬 기사에서 "과거 크립토 겨울에서 비트코인 등 주요 디지털 자산이 고점 대비 80%가량 폭락한 뒤에야 반등 조짐이 나타나곤 했다"고 경고했다.
가상화폐 폭락은 전 세계 주요국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1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0.90%, S&P500은 0.53%, 나스닥은 0.38% 각각 하락했다. 유럽 증시도 독일의 닥스가 1.04%, 영국의 FTSE는 0.18% 빠졌다. 반면 코스피는 외국인(1조2,100억 원)과 기관(3,100억 원)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74.56포인트(1.90%) 오른 3994.93에 장을 마쳤다. 전날 엔비디아 지분을 매도하며 인공지능(AI) 거품론을 부른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자금 여유가 있었다면 단 한 주도 팔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며 엔비디아 주가가 상승 마감한 영향이다. 코스피 시총 1위 삼성전자는 2.58%, SK하이닉스는 3.72% 각각 상승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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