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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코드 레드' 띄운 오픈AI…AI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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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테크들, 자체 AI칩으로

    엔비디아 아성에도 도전

    연합뉴스

    챗GPT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기자 = 미국의 반도체업체 엔비디아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주도해온 인공지능(AI) 업계 판도에 지각변동 조짐이 일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자체 개발한 AI 칩과 최신 AI 챗봇을 쏟아내며 엔비디아와 오픈AI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특히 일격을 당한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은 사내에 '코드 레드'(code red·적색 경보)까지 발령했다. 그동안 추진해온 다른 서비스의 출시를 올스톱하고 챗GPT 성능 개선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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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새 AI 모델 '제미나이3'
    [구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검색 최강자' 구글이 돌아왔다…아마존도 AI칩 넘봐

    지각변동의 첫 진원지는 구글이다.

    구글은 새 AI 모델 '제미나이3'와 자체 AI 칩인 7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아이언우드'를 최근 전격 공개했다.

    제미나이3는 추론 성능과 코딩 실력 등에서 AI 챗봇 강자인 오픈AI의 '챗GPT 5.1'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미나이3 성능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구글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쓰지 않고 개발했다는 점에서 업계를 더 놀라게 했다. 구글은 자체 개발한 AI 칩인 TPU를 써서 제미나이3를 만들었다.

    이제 관심은 검색엔진 최강자임에도 AI 챗봇 경쟁에서 주도권을 빼앗겼던 구글이 최신 AI 모델(제미나이3)과 AI 칩(TPU)을 앞세워 오픈AI와 엔비디아의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에 쏠린다.

    마크 저커버그가 이끄는 메타플랫폼(메타)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TPU 구매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빅테크의 '탈엔비디아' 움직임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픈AI의 라이벌로 꼽히는 AI 챗봇 '클로드' 운영사 앤스로픽은 구글의 TPU 100만개를 탑재한 클라우드 이용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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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최신 AI 칩 '트레이니엄3'
    [로이터 연합뉴스. 아마존웹서비스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구글에 이어 아마존도 최신 AI 칩을 내놓으며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연례 클라우드컴퓨팅 콘퍼런스에서 자체 칩 '트레이니엄3'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웹서비스는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할 때보다 AI 모델 훈련·운영 비용을 최대 5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AI 데이터센터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전성비(성능 대비 전력 효율성)를 높였다는 것이다.

    엔비디아 GPU 인기에 가려져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빅테크들은 그동안 자체 칩을 꾸준히 개발해왔다.

    구글은 10년 전부터 TPU로 이름 붙인 AI 칩을 제조해왔으며 아마존도 인퍼런시아, 트레이니엄1, 트레이니엄2 등 자체 칩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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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악관 만찬에 참석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오픈AI '코드 레드'…엔비디아도 '긴장'

    2022년 말 챗GPT를 출시하며 글로벌 AI 열풍을 이끈 오픈AI는 경쟁업체들의 추격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의 올트먼 CEO가 사내에 '적색 경보'를 발령하고 챗GPT 개선에 집중하고자 다른 서비스 출시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2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올트먼 CEO는 1일 직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사내 메모를 보냈다. 특히 그는 챗GPT 성능 개선 담당자들과는 일일 회의를 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 CEO의 사내 메시지는 최근 구글 등 경쟁사들이 내놓은 AI 모델들이 잇따라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자칫 챗GPT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글의 제미나이3 외에 앤스로픽은 최근 자사 AI 모델 중 최상위 모델인 '오퍼스'의 최신 버전 '클로드 오퍼스4.5'를 내놨다. '가성비' AI 모델로 전 세계 테크 업계에 딥시크 쇼크를 안겨줬던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도 최신 버전인 '딥시크 V3.2'와 고연산 특화 모델 '딥시크 V3.2-스페치알레(speciale)'를 지난 1일 공식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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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성형 AI 모델들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19일 '오픈AI의 지배적 위상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2022년 말 챗GPT를 출시한 이후 오픈AI는 넘어서야 할 존재였다"면서 "하지만 오픈AI의 지배력이 위협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픈AI가 주축이 된 이른바 빅테크들 사이의 '순환 거래'도 AI 거품론을 재점화하며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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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 황 엔비디아 CEO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AI 반도체 '절대 강자' 엔비디아 쪽에서도 위기감이 감지된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5일 엑스(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자사 칩이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서 있다며 구글 견제에 나섰다.

    엔비디아는 구글이 7세대 TPU '아이언우드'를 출시한 것과 관련해 "구글의 성공에 기쁘다. 구글은 AI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면서도 "우리는 계속 구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AI 구동을 위한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는 80∼90%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빅테크들의 맞춤형 자체 칩 개발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출 수는 있어도 아직은 단기간에 판도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마존웹서비스도 자체 AI 칩 트레이니엄3 후속작에 엔비디아의 칩 간 연결 기술 'NV링크'를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엔비디아를 견제하면서도, 클라우드 시장에서 엔비디아 GPU를 원하는 고객의 수요에 맞춰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구글 TPU 등이 엔비디아 GPU 시장을 잠식하기보다 AI 가속기 시장 전체의 메모리 수요를 끌어올리는 '추가 수요원'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k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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