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촌우성, 리모델링 조합 해산 수순
기간 짧고 분담금 적지만 여러 한계점
리모델링 공사비↑…용적률 완화 희망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이촌우성아파트 리모델링 사업 조감도. (사진=SK에코플랜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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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이촌우성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이 지난 15일 총회를 통해 해산 수순을 밟게 됐다. 243가구 규모의 이촌우성은 리모델링을 통해 총 272가구의 새 아파트로 재탄생될 예정이었다. 이촌우성의 용적률은 322%로 재건축 사업으로는 사업성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리모델링을 선택한 것이다.
다만 최근 리모델링 공사비가 급등해 사업성이 떨어지고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용적률 인센티브가 크게 강화되며 리모델링보다 재건축에 힘이 실리며 리모델링 조합에 대한 해산 결정이 난 것으로 보인다. 이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평면도 한계가 크고 공사비가 오른 상황에서 (조합원들의 의견이) 재건축으로 몰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모델링 사업은 기존 건물의 골조를 일부 유지하면서 수직·수평 증축 등을 통해 추가 가구 수를 확보하고 외관·주차장·커뮤니티 등을 증·개축하는 사업이다. 재건축 사업이 신속통합기획 기준으로 최대 12년 6개월까지 기간을 단축했지만 리모델링은 통상 7년 이내에 마무리된다. 수평 증축의 경우 이주 자체가 필요없다는 장점도 있다. 분담금 역시 재건축 사업에 비해 낮다. 이 같은 이유로 300가구 이하 소규모 노후 단지들을 중심으로 리모델링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기도 했다.
다만 기존 가구 수의 15%까지만 늘릴 수 있고 기존 골조를 유지하기 때문에 평면 설계의 한계가 있다. 재건축 사업에 비해 사업 후 완공된 아파트의 가격 차이도 상당하다. 2021년 리모델링을 완료한 강남구 개포더샵트리에 전용 108㎡의 경우 30억원 신고가 거래됐으나 재건축 단지인 인근의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의 경우 전용 112㎡ 기준 45억 750만원에 신고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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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적극적인 재건축 사업 추진 의지 역시 리모델링 대신 재건축을 고민하게 하는 이유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종상향 및 사업성 보정계수 적용, 높이 규제 해제 등으로 용적률을 대폭 완화해주고 있다. 이촌우성의 경우 용적률이 322%로 사업성이 낮다는 한계로 리모델링을 선택했지만 종상향 등으로 인해 용적률 완화 가능성이 높아지며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리모델링 사업 공사비도 급등하고 있는 추세다.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리모델링 사업(5곳 조사)의 평(3.3㎡)당 공사비는 지난해 890만원으로 전년 대비 111만원 올랐다. 지난해 재건축 평당 공사비가 820만 7000원인 점과 비교해볼 때도 높은 수준인 것이다. 기존 골조를 유지하는 리모델링의 경우 내진 보강 공사가 필요하고 증축 시 추가 안전·환경 규제도 많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은 아파트 골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기술적 난도가 높아 단가가 높다”고 부연했다.
안양 평촌 초원2단지대림아파트 역시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리모델링 조합 임원들의 임기 연장을 위한 총회가 지난달 추진됐지만 참석자가 40여명에 그치며 불발됐다. 조합 임원들의 임기가 지난 8월 만료되며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인근 호계동 목련2단지아파트, 향촌롯데아파트 역시 리모델링과 재건축 방식을 두고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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