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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붕세권 찾지 않고 여기 가요"…요즘 떠오른 겨울 간식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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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세권 공백에 편의점 급부상…군고구마·핫브레드가 견인

    붕어빵 노점 사라지고 편의점이 겨울간식 거점차지

    GS, 군고구마 210% 치솟아 어묵·호빵도 1+1로 견인 CU 핫브레드 295% 폭발 꿀음료·핫팩 판매 급증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매서운 칼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12월, 편의점이 거대한 ‘겨울 간식 창고’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길거리에서 붕어빵이나 호떡 노점을 찾기 힘든 이른바 ‘붕세권(붕어빵+역세권)’ 실종 사태 속에, 따뜻하고 가성비 좋은 먹거리를 찾아 편의점을 방한 기지로 삼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내륙 곳곳에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3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잔뜩 움츠린 채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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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뭉치면 싸다”…GS25, 국민 간식 군고구마로 승부수

    GS25는 겨울 간식의 ‘클래식’, 군고구마와 어묵에 집중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전략은 적중했다. GS25에 따르면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 11월, 군고구마 매출은 전월 대비 무려 210.2%나 폭증했다. 즉석어묵(167.9%)과 호빵(96.2%)도 날개 돋친 듯 팔렸다.

    비결은 고물가 시대 소비자의 지갑 사정을 고려한 파격적인 가격 정책에 있었다. GS25는 낱개 구매보다 대량 구매 시 가격 혜택을 대폭 늘리는 다다익선 전략을 펼쳤다. 햇고구마를 5개 이상 구매할 경우 개당 가격을 1200원 수준으로 낮춰 판매하자, 퇴근길 직장인들이 가족을 위해 고구마를 한 봉지 가득 담아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지난 9월 700원짜리 ‘한입 고구마’로 가성비 수요를 확인한 뒤,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물량을 쏟아부은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어묵 역시 단순한 꼬치 어묵을 넘어섰다. 고래사 오리지널 접사각 같은 기본 메뉴에 1+1 행사를 적용해 개당 500원이라는 파괴적인 가격을 선보이는가 하면, 부산 명물 물떡, 매운 접사각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해 전문점 못지않은 퀄리티로 입맛 까다로운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호빵 비켜, 고기 빵 나간다”…CU, ‘핫브레드’의 반란

    CU는 조금 더 트렌디한 메뉴로 2030세대의 취향 저격에 나섰다. 겨울 편의점의 상징과도 같은 호빵(286.2%)도 많이 팔렸지만, 올해의 주인공은 단연 ‘핫브레드’였다. 소시지빵, 고로케, 파니니 등으로 구성된 핫브레드 카테고리 매출은 전월 대비 295.5% 성장하며 호빵의 신장률을 앞질렀다. 이는 편의점 간식을 단순한 군것질이 아닌 든든한 한 끼로 여기는 젊은 층의 수요가 반영된 결과다.

    특히 지난 10월 말, 유명 소시지 브랜드 쟌슨빌과 손잡고 내놓은 쟌슨빌 소시지 롤빵 2종(육즙, 치즈)은 출시 한 달 만에 10만개가 팔려나가는 기염을 토했다. 달달한 팥 앙금보다는 육즙 가득한 소시지와 빵의 조화를 선호하는 육식파 간식족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고든 셈이다.

    CU 관계자는 “간편하면서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핫브레드가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에 지친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먹거리 외에도 급격히 떨어진 기온은 편의점의 풍경을 바꿔놓았다. 따뜻한 온기를 찾아 들어온 손님들 덕에 온장고 음료 매출도 덩달아 춤을 췄다. CU 데이터에 따르면 꿀음료(91.0%)와 두유(49.2%)는 물론, 따뜻한 물에 타 마시는 원컵류(34.6%) 매출이 고르게 상승했다.

    여기에 갑작스러운 한파에 대비하려는 생존형 소비도 이어졌다. 출근길 직장인들이 핫팩(173.7%)을 집어 들었고, 급하게 내복이나 타이즈 등 동절기 의류(206.3%)를 찾는 발길도 이어졌다. 편의점이 단순한 소매점을 넘어 도심 속 월동 준비의 최전선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추위에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을 방한 거점으로 삼는 소비 트렌드가 뚜렷하다”며 “전통의 강자 군고구마부터 차별화된 베이커리까지, 각 사의 동절기 매출 잡기 경쟁은 연말까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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