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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도와주세요” 자살 경고신호, 가족 대부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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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공동 연구

    심리부검 대상 도내 자살자 289명 케이스 분석

    자살자 95.1% 경고신호에도 가족 인지율 22.8%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많이 힘들어요” “도와주세요” “살고싶어요” 열에 아홉, 혹은 그 이상. 고통 속에서 스스로 삶을 마감한 이들이 가족들에게 보낸 신호다. 하지만 이를 알아차리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자살사망자의 95.1%는 자살 경고신호를 보이지만 가족들이 이를 인지하는 경우는 22.8%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데일리

    [AI DALL-E3가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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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경기도는 이같은 내용의 ‘경기도 심리부검 데이터 기반 자살위험 요인 분석 및 대응방안 연구’를 발표했다.

    도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공동으로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수행한 이번 연구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심리부검이 실시된 전국 1250건의 사례 중 도내 자살사망자 28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심리부검’은 자살사망자의 생애 마지막 기간에 작용한 심리·사회적 요인을 체계적으로 조사·분석하는 과정을 말한다.

    조사 결과 289명 중 성별 비율은 남성 59.2%, 여성 40.8%였으며, 연령대는 청년층 32.5%, 장년층 35.0%, 중년층 24.9%로 나타났다. 사망 전 정신질환, 경제, 관계, 신체 등 4개 이상 스트레스 요인을 경험한 비율이 65%에 달하는 등 복합적 위험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망 전 95.1%가 자살에 대해 생각하고 있거나 자살할 의도가 있음을 드러내는 ‘경고신호’를 보였음에도 유족 인지율은 22.8%에 불과했으며, 인지한 유족 중 46.8%는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고위험군 조기 발견과 서비스 연계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경기도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난 4일 ‘경기도 자살예방대책 추진 전담조직(TF)’ 첫 회의를 개최했다.

    TF는 행정1부지사를 단장이자 자살예방관으로 지정해 구성됐으며, 도내 관련 실·국, 경기도교육청, 농협, 서민금융진흥원, 예방의학·임상심리·사회학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자살예방 정책의 실행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자살은 예방 가능한 사회적 위기이자 정책 사각지대를 드러내는 경고”라며 “경기도는 심리부검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에 처한 도민을 조기에 발견하고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는 선제적 예방체계를 구축하겠다. 특히 경제·정신건강 위기자를 위한 통합형 안전망을 마련해 도민 생명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자살위험 징후가 있거나 위기 상황에 놓인 도민은 도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자살예방센터를 통해 상담과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자살예방상담전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담 ‘마들랜’을 통해 24시간 상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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