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배후설 부인…이스라엘 '가자 전후계획'에 타격 불가피
야세르 아부 샤바브(가운데) |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아 세력을 키워온 반(反)하마스 민병대 수장이 숨졌다고 CNN과 로이터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남부 라파 일대를 장악한 민병대 '인민군'(Popular Forces)은 자신들의 수장인 야세르 아부 샤바브가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는 과정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밝혔다.
한 이스라엘 소식통은 CNN에 그가 내부 충돌로 사망했다고 밝혔고, 또 다른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사망 전 그를 병원으로 옮기려 했다고 전했다.
인민군은 아부 샤바브의 죽음에 하마스가 연루돼있다는 일각의 주장은 부인했다.
인민군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는 총사령관을 제거할 역량이 없다"며 "하마스에 의해 암살됐다는 오보는 강하게 부인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도 과거 아부 샤바브를 표적으로 삼겠다고 주장한 바 있지만 이번 일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는 주장은 명시적으로 하지 않았다.
하마스는 "조국을 배신하고 점령 세력의 앞잡이가 되기로 한 자에게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며 아부 샤바브를 비난하고 이스라엘을 향해서도 "자신들의 대리인조차 보호하지 못했다"고 비꼬았다.
외신은 아부 샤바브의 죽음이 이스라엘의 전후 계획에 타격을 줄 수 있으며 하마스에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부 샤바브가 이끄는 인민군은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아 가자지구 남부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약화시키기 위해 가자지구 내 여러 민병대를 지원해왔는데, 인민군은 그 가운데서도 세력이 가장 큰 단체에 속했다.
이스라엘은 휴전 이후 이뤄질 가자 재건 사업에서도 인민군 조직을 활용할 예정이었는데, 아부 샤바브의 죽음으로 이런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 정치분석가 레함 오우다는 아부 샤바브의 죽음이 반 하마스 민병대들 사이에서 "하마스에 맞설 능력"에 대한 의문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스라엘군 정보장교 출신 마이클 밀슈타인도 "하마스에 의해 살해됐든, 부족 내 분쟁으로 숨졌든 결국은 이렇게 끝날 것이 예견됐던 일"이라고 했다.
다만 인민군은 가자지구에서 테러와 싸우며 아부 샤바브가 걸어온 길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shin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