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아 기자]

[출처 : 123RF.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 123RF.com]치매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에 흔히 동반하는 우울증을 조기에 선별해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혈액 검사로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영향을 주는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등 2가지 단백질을 확인하면 우울증 위험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여서 타우 단백질 침착이 적어도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많으면 우울증 가능성이 높았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변기환·강동우 교수 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아밀로이드-베타(Aβ‧amyloid-beta)' 단백질과 ’타우(tau)' 단백질의 상호작용에 따른 우울증 영향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전체 치매의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축적 △타우 단백질의 병적 변화 △유전적 소인 △혈관 건강 △생활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알츠하이머병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바이오마커에는 뇌척수액 검사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한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 및 타우 단백질 측정이 있다.

최근에는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알츠하이머병 관련 단백질 변화를 혈액에서 측정하려는 시도가 확대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알츠하이머병 치매 환자의 우울 증상 위험군을 조기에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동우 교수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병 초기, 즉 광범위한 타우 단백질 축적 이전 단계에서 우울증과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처럼 혈액에서 측정 가능한 단백질이 향후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조기 우울증 평가와 맞춤 치료 전략 마련에 활용 가능성이 있는 생체표지자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에 최근 게재됐다.

▶환자 약 30% 우울증 등 정서변화 동반

아밀로이드-베타 및 타우 단백질은 노인성 치매로 불리는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2가지 단백질은 정상 상태에서 신경세포를 유지하고, 보호하는 순기능을 한다. 하지만 퇴행성 변화의 영향을 받으면, 뭉치면서 찌꺼기 같은 덩어리가 된다.

덩어리로 변한 두 가지 단백질은 각각 신경세포 안팎에 쌓여서 인지기능 저하를 불러,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킨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20~30%에선 ’우울증' 등 정서 변화가 동반되는 것으로 보고된다. 이와 관련 학계에선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이 어떻게 우울증과 관련 있는지 연구를 이어왔다. 그러나 두 단백질의 상호작용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 높이는 추측 요인(힐팁 DB)
-머리 손상
-우울증
-저학력
-여성

이에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 초기 단계에서 우울증 발병에 대한 새로운 혈액 기반 생체표지자인 바이오마커 가능성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경도인지장애 환자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정상 대조군 등 총 103명을 관찰했다.

특히 혈액 기반 다중체 검출 기술(MDS‧Multimer Detection System)을 이용해서 측정한 올리고머(Oligomer)화 아밀로이드-베타(응집형 아밀로이드-베타)와 타우 단백질 검사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올리고머화 아밀로이드-베타는 타우 단백질 병리 정도가 낮은 집단에서 우울 증상과 양의 연관성을 보였다.

반면 타우 단백질 병리 정도가 높은 집단에선 음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이는 경도인지장애나 초기 치매 환자 중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타우 단백질 침착이 아직 많지 않아도 혈액에서 올리고머 아밀로이드-베타 수치가 높을 경우 우울증 증상이 동반될 가능성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저작권자 Copyright ⓒ 힐팁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