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NHK 야마나 히로오 전무이사는 참의원 총무위원회에서 “멤버들이 원폭 피해를 조롱하려는 의도가 없었음을 소속사를 통해 확인했다”며 “올해의 활동 성과, 여론의 지지, 프로그램 기획·연출과의 적합성을 고려해 NHK가 자주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시작은 에스파의 중국인 멤버 닝닝이 2022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조명 사진이었다. 당시 일부 일본 누리꾼이 해당 조명이 원폭 폭발 당시의 ‘버섯구름’과 유사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최근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대만 분쟁 발생 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해 중·일 간 안보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 사건이 다시 소환됐다.
NHK의 입장 발표에도 일본 내 반발은 오히려 더 거세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인지닷오르그에서 진행 중인 ‘에스파 홍백가합전 출연 반대’ 서명은 이날 오전 기준 12만 건을 넘어섰다.
산케이신문은 “닝닝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진 조명이 한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핵폭발’, ‘히로시마’, ‘원자폭탄’ 등의 문구와 함께 판매되고 있다”며 “NHK의 해명이 충분한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 홍백가합전은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영향력을 가늠하는 상징적 지표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이번 논란은 방송 출연 문제를 넘어 중·일 관계의 분위기를 비추는 ‘문화 외교 풍향계’로까지 해석되고 있다.
중국 성도일보는 “에스파가 예정대로 무대에 오를지의 여부는 중·일 관계 긴장도를 확인할 수 있는 하나의 지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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