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 서울 서초구지부 조사 결과
응답자들 “‘고발감’ 등 모욕적 표현 너무 많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서초구지부가 지난 2일 발표한 ‘서초구의회 행정사무감사 공무원 인식조사’ 설문결과. 서초구지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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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공무원노조 서울 서초구지부가 ‘행정사무감사’ 기간 공무원들이 “기초의원들의 막말로 스트레스와 인권침해 위험에 놓인다”고 응답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일부 기초의원들이 인격 모독성 발언을 하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 앞서 부산 금정구 행정사무감사에서도 기초의원이 공무원에게 막말을 쏟아냈다가 사과하는 일 등이 반복되면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조가 서초구청 소속 공무원 2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2일 발표한 ‘서초구의회 행정사무감사 공무원 인식조사’ 설문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94.8%가 ‘감사기간 내 스트레스·긴장감이 높아진다’는 문항에 ‘매우 그렇다’ 혹은 ‘대체로 그렇다’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고발감’ ‘공문서 위조’ 등 모욕적 표현을 너무 쉽게 사용하며 질의하는데, 이것이 (구청 내) 대부분 부서에 생중계된다” “감정적·공격적으로 업무가 아닌 인격을 비난하는 듯하다”는 의견도 냈다. 의견 중에는 한 기초의원이 “의전 제대로 안 하면 이번 행정감사 각오해라”고 평소 말했다는 답변도 있었다.
행정사무감사는 지방의회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사무 집행 실태를 확인해 시정을 요구하는 절차다. 중앙정부에 빗대면 국회 국정감사 격이다. 매년 각 기초의회·자치단체에서 진행된다.
일선 공무원들이 행정사무감사에서 기초의원들로부터 막말을 당한다는 주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부산 금정구의회의 행정사무감사 중 한 구의원이 공무원에게 “(키가 작아) 잘 안 보이니 눈이라도 좀 마주보게 틀어 앉아 보라”는 막말을 한 사실도 알려졌다. 비판이 커지자 이 구의원은 노조 게시판에 지난달 29일 사과문을 올렸다.
노조는 이번 조사결과를 발표한 뒤인 지난 3일 행정사무감사 운영 개선이 필요하다며 성명을 냈다. 노조는 성명문에서 “지방의회와 행정 조직은 상호 대립이 아닌 건전한 견제와 협력 속에서 운영돼야 한다”며 “(감사 질의에서) 실무자의 전문성이 인정받지 못하거나 과도한 책임이 개인에 집중되면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과 지방자치법상 ‘공익 우선 원칙’ 훼손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노조는 그러면서 감사 과정의 언행 기준 제도화 등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종덕 공무원노조 서초구지부장은 “(의원들의) 무분별한 언행으로 공무원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일이 잦다”며 “구의원들이 전문성을 갖추고 합리적으로 감사가 진행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태욱 기자 wo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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