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회 특위서 ‘스테이블코인법’ 논의 시작
국회 세미나서 8개 법안 쟁점 격돌
“골든타임 놓치면 금융 주도권 뺏겨”
5일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얼라이언스’ 출범
기술(파라메타)-법(DLG)-전략(엑스크립톤) 3각 공조
“‘온체인 금융’ 시대, 한국이 글로벌 표준 선점해야”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시대 리더십 확보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이언주·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주요 참석자들이 ‘스테이블코인 얼라이언스’의 성공적인 출범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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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와 디지털자산 업계가 함께 ‘민간 주도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금융 혁신과 글로벌 웹3(Web3) 결제 표준을 주도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5일 이언주·민병덕 의원실이 주최하고 한국웹3블록체인협회가 주관한 ‘스테이블코인 시대 리더십 확보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는 기술, 법률, 금융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형 스테이블코인(KRW Stablecoin)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민간 주도의 ‘스테이블코인 얼라이언스’가 공식 출범하며 본격적인 생태계 확장을 알렸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시대 리더십 확보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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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가장 주목받은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의 ‘입법 최후통첩’이었다.
민 의원은 축사를 통해 “국회 특위가 12월 11일로 회의 일정을 잡아놨다”며 “정부는 12월 10일까지 통일된 안을 가져오라. 정부 안이 없으면 쟁점이 있는 상태로 국회가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못 박았다. 정부가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회가 주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다.
특히 민 의원은 한국은행과 금융권 일각의 ‘은행 주도 발행’론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소수 은행이 기득권을 차지하는 구조에서는 혁신도 경쟁도 생기기 어렵다”며 “준비금 100% 확보와 실시간 감사 시스템 등 안전장치만 명확하다면 핀테크 등 혁신 기업이 시장을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의원은 한국형 스테이블코인을 ‘K-컬처’에 비유하며 비전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우리가 신용카드를 넘어 QR코드 결제로 직행했듯, 스테이블코인 시대에도 글로벌 표준을 선점할 잠재력이 있다”며 “불확실성의 시대는 한국 같은 추격 국가에는 오히려 기회”라고 역설했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시대 리더십 확보를 위한 정책세미나’가 열렸다. [사진=안갑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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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두는 ‘규제’였다. 조원희 법무법인 디엘지(DLG) 대표변호사는 “올해에만 8건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발의될 정도로 입법 속도가 빨라졌다”고 진단했다.
조 변호사는 현재 국회 논의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통화 정책의 안정성을 이유로 은행 예금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예금 토큰(Project Han-gang)’을 선호하는 반면, 민간에서는 혁신을 주도할 ‘스테이블코인’의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변호사는 “결국 이용자 보호와 산업 육성 사이에서 ‘자기자본 요건(10억~50억원)’과 ‘발행 주체(은행 vs 핀테크)’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입법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시대 리더십 확보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가 제시한 미래 금융 생태계 구조도. 비트코인을 최상위 준비자산으로 하고, 국채 등 토큰화된 자산(RWA)을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레이어를 담당하는 구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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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승 엑스크립톤 대표는 ‘하이브리드 금융’이라는 새로운 아키텍처를 제시하며 금융기관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는 “2026년에는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하고, 토큰화된 자산(RWA)을 담보로 하며,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레이어를 담당하는 새로운 금융 피라미드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그는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외환(FX) 시장의 파괴적 혁신을 예고했다. “기존 스위프트(SWIFT)망을 거치지 않고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달러 또는 엔화 스테이블코인이 서로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즉시 교환되는 ‘온체인 FX’ 시장이 열리면, 중개 비용과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이를 위한 ‘레그테크(규제 준수 자동화 기술)’ 도입을 전제조건으로 꼽았다.
김종협 파라메타 대표가 5일 국회 세미나에서 ‘스테이블코인과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신뢰성’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안갑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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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안정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종협 파라메타 대표는 솔라나, 톤(TON) 등 글로벌 주요 블록체인조차 잦은 중단 사태를 겪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형 블록체인 신뢰성 검증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김 대표는 “금융 인프라로 쓰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속도가 아니라, 운영 안정성과 거버넌스의 투명성, 그리고 온체인 데이터에 기반한 실시간 감시 체계가 필수”라며 “파라메타는 이를 검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파라메타는 이날 ▲운영 안정성 ▲거버넌스 투명성 ▲KYC/AML(자금세탁방지) 지원 체계 등 5대 신뢰성 검증 기준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이언주, 민병덕 의원을 비롯한 정·재계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얼라이언스’ 발족식이 진행됐다. 이들은 향후 정기적인 포럼과 기술 검증을 통해 국내 규제 환경에 최적화된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모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스테이블코인 시대 리더십 확보를 위한 정책세미나’ 현장에 마련된 ‘온체인 KYC & 스테이블코인 결제 체험존’에서 파라메타 관계자가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한 신원 인증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파라메타 등 기술 기업들은 이날 규제 준수(Compliance)가 가능한 실제 기술 모델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사진=안갑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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