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1일부터 1개 병동서 시범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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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병원이 국내 대형병원 최초로 도입한 간호사 '주4일제' 도입이 공공병원에도 확산되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에 이어 국립암센터도 이달 1일부터 주 4일제 시범 운영에 나섰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의료노조와 국립암센터는 이날 주4일제 시범사업 기념식을 열고 이를 공식화했다. 이번 사업은 지난 8월 2025년 산별 중앙협약 및 임금협상에서 노사 합의 사항에 따른 후속 조치다.
시범사업은 병동 1곳에서 간호사 5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진행된다. 노사 양측은 설명회와 설문조사, 실무회의 등을 거쳐 시범사업 운영 방안을 협의하고, 8B병동을 운영부서로 확정했다. 이 병동에는 신규 인원 2명이 투입된다.
지난 9월 국립암센터 간호본부가 실시한 사전 설문조사에서 주4일제에 대한 긍정 응답은 90.6%였고, 참여 희망 비율도 83.3%에 달했다. 참여 이유로는 육체적·정신적 피로 완화가 77.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만 임금 감소가 우려돼 참여가 망설여진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보건의료산업은 야간·연속근무가 일상화돼 있고 스케줄 예측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여기에 중증 환자 대응 부담이 겹치면서 장시간 노동이 구조적으로 고착돼 있다. 보건의료노조 실태조사에 따르면 간호사의 76%가 하루 9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답했고, 70.9%가 이직을 고려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이직 사유 1위는 높은 노동강도(47.9%)다.
주4일제는 숙련된 인력 유출을 막아 조직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 대형병원 중 가장 먼저 주4일제를 시도한 건 연세의료원이었다. 한국노총 산하 세브란스병원노조와 일하는시민연구소에 따르면 2023년 신촌·강남세브란스병원의 노동 강도가 센 3개 병동에서 주4일제를 시범 운영한 결과, 간호사 퇴사율은 3분의 1가량 줄고 환자의 친절 칭찬 건수는 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주4일제 시범사업을 시행한 국립중앙의료원의 경우 시행 4개월 만에 일·생활 균형도와 전반적 만족도가 모두 상승했으며, 시범사업 참여자의 1년 내 퇴직 의향이 60%에서 0%로 감소했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주4일제는 장시간 노동을 줄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노동 분배와 지속가능한 일터를 만드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국립암센터는 중증 환자 비율이 높은 암전문병원이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인력관리·조직운영 측면에서 진료현장에 어떤 실질적 변화를 가져오는지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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