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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넷플릭스 10년'이 지닌 명암...전문가들 "국내 OTT 경쟁력 재정비, 지원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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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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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건식 성균관대학교 교수가 '국내 OTT 생태계 진단 및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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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이 햇수로 10년째에 접어들면서 국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OTT)의 생존 전략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콘텐츠 전문가들은 넷플릭스의 국내 콘텐츠 다양성에는 일조했지만, 제작사 성장에는 한계를 가져온 만큼 비용 지원 및 규제 정비 등으로 국내 콘텐츠 시장과 OTT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국내 OTT 생태계 진단 및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제' 세미나가 열렸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조인철 의원이 공동주최하고 한국OTT포럼이 주관했다. 세미나에서는 넷플릭스가 불러온 긍정적인 효과를 분석하고,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국내 콘텐츠 지원책, '단편'적이다

    이날 발제에서 유건식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넷플릭스 국내 진출 10년 조망 및 시사점'을 주제로 넷플릭스가 지닌 특징과 산업적 변화 양상에 대해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드라마 구성 및 장르, 제작 방식 등에 있어 국내 콘텐츠 시장과 차이를 보였다. 한국 드라마는 대체적으로 16부작이고 회차별 러닝타임이 일정한 반면, 넷플릭스는 편성의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회차별로 러닝타임이 상이하다. 또 막대한 자본력을 기반으로 블록버스터 장르를 많이 선보였고, 제작 방식 또한 선 계약 후 공급 방식으로 진행하며 콘텐츠를 일괄공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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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호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사가 '국내 OTT 생태계 진단 및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제' 세미나에서 발제를 진행 중이다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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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호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 박사는 국내 지식재산권(IP) 시장의 발전 방향과 정책적 한계 및 대응책에 대해 소개했다. 우선 국내 콘텐츠 산업의 경우 성공한 드라마 IP로 많은 2차 수익을 얻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대표적이다. 이는 2차 수입 웹툰과 리메이크 판권, 굿즈 판매 수익 등으로 제작비의 10배 이상 수익을 냈으나, 후속작 제작 또는 세계관 확장 등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인기 IP로 성장시키지 못했다. 방송 콘텐츠 제작자는 IP를 포기하더라도 이윤을 확보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 정책 한계와도 연관 돼있다. 방송 콘텐츠 제작자는 당장의 제작비를 감당할 수 없어 IP 확대 역량에 힘을 쏟기 어려운 만큼 지원책이 절실하다. 하지만 정부 정책은 연 단위로 시행돼 특정 프로젝트에 지속적인 지원을 할 수 없고, 사업 단위로 진행되는 만큼 IP 전문 기업에 집중적으로 지원하지 못하는 구조다.

    따라서 권 박사는 IP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드라마를 제외한 다른 콘텐츠 종류에 집중하고, IP 사업이 풍부한 기업 등에 가점을 부여하는 등의 방식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권 박사는 "IP 지원은 만화, 웹툰, 게임, 캐릭터 원작 등의 인기 IP를 드라마로 확장할 때에는 의미가 없다"며 "저작권자는 IP 사업에 전문성이 떨어질 뿐더러 IP 사업을 적극적으로 할 절박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명암, 韓 콘텐츠 지원 확대로 보완해야

    이어진 토론에서 김대규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연구원은 넷플릭스가 지닌 명암을 분석하고, 국내 콘텐츠 시장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방송국 지원 정책을 포함, 법안 개정이 필수라고 전했다.

    먼저 넷플릭스를 통해 K-콘텐츠의 질이 많이 높아졌다. '오징어게임'에 이어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다양한 우리나라 콘텐츠가 북미는 물론 전세계 시장을 석권했고, 이는 외교적·정치적 측면에서도 소프트파워 증가라는 효과를 냈다. 반면, 우리나라 방송 사업자의 경쟁력을 약화시켰다. 넷플릭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한 것은 물론, 촘촘한 규제망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유로운 표현 뿐만 아니라 광고를 수주하거나 새로운 사업 시도에도 한계를 불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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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OTT 생태계 진단 및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제'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이 토론을 진행 중이다 / 사진=배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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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라서 김 연구원은 "K-콘텐츠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 방송법에 있는 '공익성'은 과거 방송이 지배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었을 때 이를 통제하고자 만들어진 것으로,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에 맞게끔 개정해 방송사가 새로운 사업 시도를 계속 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인해 신한투자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산업적·기업적·정책적 측면에서 국내 OTT 발전 방향 및 콘텐츠 강화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이에 따라 티빙과 웨이브 등 자국 OTT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 단시간에 급격하게 오른 제작비를 절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 애널리스트는 "티빙이나 웨이브 등 굵직한 국내 OTT가 나온 만큼 이를 통합한 버전의 거대한 자국 OTT가 K-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일본이나 동남아로 진출하도록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는 우리끼리의 출혈 경쟁 양상을 줄이는 것은 물론,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는 넷플릭스도 우리 OTT의 영향력을 의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측면에서는 단기간에 빠르게 오른 제작비를 잡을 필요가 있다"며 "제작비가 낮아져야지만 해당 작품을 사갈 수 있는 바이어가 많아지면서 아주 높았던 넷플릭스에 대한 의존도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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