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오른쪽)이 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국 반도체·AI 산업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 서명식에서 러네이 하스 Arm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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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5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반도체 설계 분야 인력 양성에 협력하기로 한 것은 한국이 상대적 열세를 보이는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소프트뱅크가 지분 90%가량을 보유한 Arm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소식을 알렸다. 산업통상부는 이날 Arm과 '한국 반도체·인공지능(AI) 산업 강화를 위한 MOU'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Arm은 글로벌 최대 반도체 지식재산권(IP) 설계기업으로 소프트뱅크가 지분 90%가량을 갖고 있다.
이번 MOU로 Arm은 가칭 'Arm 스쿨'을 한국 내에 설치하고 2030년까지 5년간 인력 1400명을 양성하기로 했다. Arm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반도체 기업이 의존하고 있는 컴퓨터 설계 기술을 갖췄다.
산업부 관계자는 "Arm과 함께 국내 IP 전문 인력을 양성함으로써 한국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정부는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지정 등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지정이 유력하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시장인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점유율이 3%대에 불과하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전체 시장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이 계속 성장하려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비메모리 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반도체 설계 능력이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설계만 하는 팹리스 기업과 제조만 하는 파운드리 기업으로 역할이 분담돼 있는데, 우수한 설계 인력이 있어야 팹리스 기업이 성장한다. 세계 1위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은 모두 대표적인 팹리스 기업이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팹리스 기업처럼 설계 역량이 중요한 회사이고 이 밖에 LX세미콘 등이 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키우기 위해 우수한 팹리스 기업이 있어야 하는 것은 그래야 자국 파운드리 기업도 잘되기 때문이다. 대만 TSMC의 경우 엔비디아, 애플, 퀄컴 같은 빅테크 외에 미디어텍, 노바텍, 리얼텍 같은 기업이 중요한 고객으로, 이들이 대만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이덕주 기자 / 오수현 기자 /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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