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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큐리어스, 이도에 3000억 투자…IPO 체질 만들기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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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환우선주·전환사채 인수...IPO 겨냥 재무구조 개선 목적
    누적된 재무부담에 단기부채 압박...비핵심 자산 매각 병행


    국내 구조개선 전문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리어스파트너스(이하 큐리어스)가 환경·인프라 운영관리 기업 이도에 3000억원 규모의 구조화 투자를 추진한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성장자금 투입이 아니라, 누적된 차입 부담을 조정하고 비핵심 자산 매각과 기업공개(IPO)까지 단계적으로 엮은 관리형 구조개선 패키지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리어스파트너스는 최근 이도에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투자는 이도가 발행하는 전환우선주(CPS)와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형태다. 큐리어스는 기존 블라인드펀드에서 1050억원, 신규로 결성한 프로젝트펀드에서 450억원을 각각 투입하고, 인수금융 1500억원을 더해 재원을 마련한다.

    이번 투자에는 최소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달성과 순차입금 감소 조건, 콜옵션과 풋옵션 등이 결합됐다. 큐리어스는 향후 IPO, 사업부문 분할 등을 통해 전체 기준 약 13%, PEF 투자 기준 약 19% 수준의 내부수익률(IRR)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같은 조건 설정은 투자 성과를 IPO 성패에만 걸지 않고, 투자 기간 이도의 현금창출력 개선과 재무 안정화를 동시에 관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BITDA와 순차입금 지표가 직접 연동된 만큼 향후 경영의 주요 관리 지표는 수익성 개선과 차입 축소에 맞춰질 전망이다. 콜옵션과 풋옵션 역시 상장이나 자산 매각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까지 감안한 안전장치로 풀이된다. 회수 경로에 대한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이도가 투자유치에 나선 배경에는 급격한 사업 확장 과정에서 누적된 재무 부담이 꼽힌다. 회사는 환경·인프라 사업을 중심으로 골프·레저, 부동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대규모 자산 매입 투자를 지속해 왔다. 이 과정에서 차입 규모가 빠르게 늘었고, 금융비용 부담도 함께 확대됐다.

    재무지표도 이러한 부담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도의 부채비율은 2021년 290%에서 지난해 446%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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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채 규모뿐 아니라 만기 구조도 문제다. 지난해 유동부채는 4946억원으로 전년보다 67.9% 급증했다. 이 가운데 2798억원이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유동성장기차입금이다. 단순 부채가 많은 것보다 단기간에 갚아야 할 금액이 한꺼번에 늘어난 점이 부담 요인이다.

    단기 상환 압박은 전환사채(CB)에서도 가시화됐다. 2023년까지 비유동부채로 분류되던 CB 전액(426억원)이 지난해 유동성CB(475억원)로 이동했다. 상환할증금 누적과 전환권 재평가로 장부금액이 증가한 가운데 풋옵션 행사 가능 시점에 진입하면서 1년 내 상환 대상 채무로 재분류된 영향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도가 1년 안에 대응해야 했던 핵심 금융부채(단기차입금+유동성장기차입금+유동성사채+유동성CB)의 합계는 4132억원에 달했다. 영업현금흐름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 외부 자금조달이나 자산 매각 없이는 유동성 리스크가 커질 수 있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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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큐리어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이도의 차입 구조를 정리하는 동시에 비핵심 자산 매각과 핵심 사업 중심의 선택과 집중을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이도는 지난 9월 매각 예정 자산 가운데 하나였던 ‘클럽디금강’ 매각을 통해 905억원을 확보하며 선제적인 유동성 보강에 나선 바 있다.

    향후에도 추가적인 자산 매각을 통해 순차입금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재무제표를 상장 친화적인 구조로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내년 혹은 내후년에는 본격적인 IPO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IB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단순한 자금 수혈이 아니라, IPO 전에 재무구조를 미리 손질하는 ‘관리형 구조개선 투자’로 보고 있다. 기존 대주주 체제는 유지한 채 큐리어스가 재무·자산·자본 구조 전반에 사실상 실질적 관리 역할을 하며 상장 준비 과정을 함께 끌고 가는 형태다. 단기 유동성만 메우는 투자라기보다 상장에 필요한 재무 여건을 단계적으로 만들어가는 성격이 짙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딜에 대해 “재무구조를 재정비하고, 필요하면 자산을 정리해 상장 가능성을 높이는 구조화 투자”라고 평가했다.

    큐리어스는 그동안 삼성중공업 드릴십, 성동조선해양 등 굵직한 구조개선 거래를 수행해 온 스페셜 시추에이션 전문 운용사다. 주로 영업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만 재무 레버리지가 과도해진 기업에 들어가 부채와 자본 구조를 다시 정비해 회수 여건을 만드는 방식을 활용해 왔다. 이번 이도 투자 역시 같은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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