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 관련 112 신고 1981건…버스 멈추고 4중 추돌까지
서울시 “서둘러 대비했지만…기온 급강하 등이 문제 야기”
첫눈이 내린 4일 서울 종로구 사직터널 부근 도로에서 차량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올겨울 첫눈을 맞은 서울 도심이 4일 오후 기습 폭설로 퇴근길 교통 체증에 시달렸다. 서울시는 강설 예보에 맞춰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하고 제설제를 사전 살포하는 등 대비에 나섰지만, 도로가 얼어붙는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일부 간선도로가 차량 접촉 사고 등으로 지·정체된 점도 교통 흐름이 막힌 원인으로 꼽혔다.
5일 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8시 사이 서울 전역을 중심으로 최고 6㎝ 수준의 눈이 쌓였다. 이에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등 자동차 전용 도로가 잇따라 통제됐으며, 그에 따른 정체로 서울 도심 퇴근길이 사실상 병목 상태에 놓였다. 서울경찰청 또한 4일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대설 관련 112 신고가 총 1981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중 교통 불편 신고는 442건(교통사고 166건)이었다.
실제 전날 오후 9시15분쯤 서울 송파구에서는 오르막길 결빙 구간에 진입하다 버스 바퀴가 헛돌아 꼼짝 못 하게 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출동한 경찰·사회복무요원 등이 직접 차량을 밀어 조치했고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어 오후 10시25분쯤 서초터널 양재방면 출구 부근에서도 결빙으로 인한 4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이에 김병민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서둘러 대비했지만 시민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며 “어젯밤 폭설과 결빙으로 고단한 하루를 예상치 못한 불편 속에 마무리하셔야 했다는 점에 마음이 무겁다”고 밝혔다. 이어 “짧은 시간에 눈이 집중돼 미리 뿌린 제설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데다, 기온도 급격히 떨어져 결빙이 예상보다 빠르게 퍼지면서 시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드렸다”며 “‘서울시가 더 잘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앞서 시는 4일 오후 2시 강설 예보 5시간 전부터 제설 대응 1단계를 발령해 인력 5052명과 장비 1145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자동염수분사장치·도로열선 등 제설 시스템은 낮 시간대를 활용해 점검했고, 제설함 보충 등 사전 정비도 마쳤다. 오후 5시에는 주요 간선도로 전역에 1차로 제설제를 뿌렸으며, 오후 6시48분부터 총 4차례에 걸친 추가 살포가 이어졌다.
첫눈이 내린 4일 서울 종로구를 지나는 한 광역버스 안에서 시민들이 정체된 도로를 쳐다보고 있다. 노유지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제설 효과는 뚜렷하지 않았고 시민들은 빙판이 된 도로 위에서 극심한 교통 체증을 겪어야 했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강설 예보보다 5시간 앞서 초동 대응에 나섰지만 짧은 시간에 많은 눈이 집중적으로 내렸다”며 “일부 간선도로의 지·정체 및 통제로 미리 살포한 제설제가 차량 통행의 마찰을 통해 활성화되는 정상적인 작동 과정도 원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강설 이후 기온 급강하로 도로가 빠르게 결빙된 점도 이번 ‘퇴근 대란’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대설주의보는 오후 8시를 기점으로 해제됐지만, 기온이 급격히 영하로 떨어지면서 주요 간선 도로가 말 그대로 얼어붙었다. 이에 서울시설공단과 6개 도로사업소 인력 215명을 추가 동원해 최대 7회까지 제설제를 뿌렸으나 낮은 기온 탓에 곧바로 효과를 보기는 어려웠다.
이같은 시의 대비에도 시민들은 퇴근길 정체로 큰 불편을 호소했다. 매일 서울 중구에서 경기 수원으로 퇴근한다는 김모(31)씨는 “늘 광역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평소보다 4배는 더 늦게 도착한 것 같다”며 “길이 너무 막히니까 중간에 내리는 승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5일 밤샘 제설을 이어간 끝에 오전 9시30분 기준 도로 소통을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출근길 혼잡을 줄이기 위해 지하철 운행 20회 증차, 버스 집중 배차 시간 30분 연장 등 대중교통 대책도 시행했다. 시 관계자는 “이면도로·보행구간에 대한 제설 작업과 결빙 구간에 대한 순찰을 지속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외 출장 중인 오세훈 시장도 이날 오전 1시45분 김성보 행정2부시장으로부터 밤샘 제설 작업 등 상황을 보고받았다. 오 시장은 “결빙 구간을 최소화해 시민 불편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오후 4박6일 일정으로 베트남·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뒤 오는 8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