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종 다사랑중앙병원 한방과 원장. |
연말연시를 맞아 모임과 회식이 늘면서 과음 후 숙취로 고생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무절제한 음주는 단순 피로를 넘어 심한 숙취와 면역력 저하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겨울철 저체온증 같은 각종 건강 위험까지 높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숙취는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 같은 독성 물질이 체내에 축적되고, 탈수와 염증 반응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생한다. 두통, 메스꺼움, 구토, 극심한 피로감 등이 대표적이다.
5일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병원인 다사랑중앙병원에 따르면 음주 후 간 기능 회복과 독성 물질 배출을 돕는 생활 관리와 더불어, 숙취 완화와 겨울철 면역력 유지를 함께 고려한 전통차 활용이 보조적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숙취 완화에 도움이 되는 전통차로는 먼저 갈근차(칡차)가 꼽힌다. 동의보감에는 갈근이 '주독을 풀고 갈증을 멎게 한다'고 기록돼 있을 만큼 예로부터 과음 후 회복에 널리 쓰여 왔다. 갈근의 주요 성분인 푸에라린과 다이드제인은 알코올 분해 효소를 활성화해 아세트알데히드 등 독성 물질 분해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속을 따뜻하게 하고 메스꺼움을 줄여주는 생강차도 음주 다음 날 마시기 좋은 전통차다. 술을 마신 뒤 몸이 따뜻해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말초혈관 확장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일 뿐, 실제로는 심부 체온이 떨어져 저체온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생강의 주요 성분인 진저롤은 혈액순환을 촉진해 체온 유지에 도움을 주고, 과음 후 흔히 나타나는 메스꺼움과 구역감을 완화하는 데 보탬이 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면역력 보강에는 유자차를 추천한다. 음주는 비타민C 소모를 늘려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데, 유자에 풍부한 비타민C는 피로 회복과 겨울철 감염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감기·독감 등 호흡기 감염이 우려되는 시기에는 음주 다음 날 충분한 수분 섭취와 함께 유자차를 마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밖에 간세포 손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헛개나무 열매차(지구자차), 갈증과 열감을 줄여주는 오미자차, 속 더부룩함과 구역감 개선에 쓰이는 진피차, 간 해독 작용을 보조하는 울금차 등도 숙취 증상 완화를 위해 활용되는 전통차로 소개한다.
음주 후 두통이 심할 때 인삼 달인 물이나 수정과를 마시는 방법도 있다. 다만 숙취 두통을 이유로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독 과정으로 이미 부담이 커진 간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고, 위장 장애를 유발할 위험도 있어서다.
심재종 병원 한방과 원장은 “앞서 소개한 전통차들은 과음으로 지친 몸을 보조적으로 돌보는 관리법일 뿐, 음주를 정당화하거나 알코올 문제를 해결하는 치료법은 아니다”라며 “금주가 최선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과음과 폭음을 피하고, 적정 음주량을 지키려는 노력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의왕=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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