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2025 개인정보전문가 대상' 시상식
쿠팡 '올해의 개인정보보호 기업상' 추천받아
3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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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70만 명의 이름·연락처·주소 등 개인정보를 빠져나가게 한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이 '개인정보전문가협회(KAPP)'가 주는 '올해의 개인정보보호 우수기업 상' 후보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협회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 조사를 맡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소관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2011년 네이트 해킹 사고(3,500만 명 피해) 이후 14년 만에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일어난 기업이, 공신력 있는 정부 유관 민간단체가 개인정보 보호 노력에 힘쓴 모범 기업에 주는 상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협회는 8일 '2025 개인정보전문가대상' 수상자를 발표한다. 시상은 '개인정보전문가대상'(개인정보에 전문성과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정보 분야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사람), '올해의 전문가 상'(개인정보 분야에 탁월한 전문성을 발휘한 사람), '올해의 개인정보보호 우수기업 상'(개인정보보호 수준 제고와 우리나라 개인정보보호 분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기업), '올해의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상'(소속 기업·단체·기관의 개인정보보호 수준을 제고하는 데 기여한 CPO) 등 4개 부문이다. 쿠팡은 '우수기업 상' 부문 심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추천이 많이 들어와 심사대상 기업 중 쿠팡도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전 국민의 개인정보를 노출시켜 공분을 일으킨 쿠팡이 추천을 받은 건 결과적으로 이번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협회는 4월 1일~9월 26일 공개 추천을 받았다. 쿠팡 회원의 정보 유출은 6월부터 벌어졌지만 쿠팡이 처음 이를 안 시점(11월 18일)보다 약 두 달 전에 마감된 셈이다. 10여 개 안팎의 기업이 추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관계자는 "회원은 물론 일반인이나 단체, 기업 등 누구나 공적과 근거 자료를 내면 자천이든 타천이든 추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쿠팡 '정보 유출' 알려지기 전인 '4~9월' 후보 추천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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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쿠팡이 상을 탈지는 미지수다. 심사가 엄격해서다. 심사대상 기업이나 개인 중 가장 우수한 평가를 받은 자 또는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선정되는 것이 아니라 심사위원단 전원이 합의해야 한다. '우수기업 상'이 도입된 2024년에 수상 기업이 없었고, 2023년 개인 부문 대상도 뽑히지 않았다. 협회 회장을 맡은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쿠팡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전에) 심사는 마쳤다"며 "올해는 심사위원 합의로 '우수기업 상' 수상 기업을 뽑았다"고 말했다.
개인정보전문가협회는 2020년 7월 행정안전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아 세워졌다. 같은 해 8월 출범한 개인정보보호 전담 중앙행정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소관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개보위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협회가 소수"라며 "개인정보전문가협회는 학계·연구자·로펌·기업·기관 등이 모여 관련 포럼도 열고 논문도 내며 연구하는 공신력 있는 전문 단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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