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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가 스테이블코인이 은행 예금 기반을 뒤흔들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고 진단했다. 각국 규제 정비로 제도권 진입이 가속하면서, 향후 은행 예금의 최대 1조달러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2026년을 데드라인으로 잡고 전략을 수립하지 않으면 은행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딜로이트가 최근 발간한 '2026 은행·자금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최대 3조7000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2500억달러 대비 10배 이상 커지는 셈이다. 규제 명확성 확대와 기업·소비자의 이용 증가가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지니어스(GENIUS)법'을 통해 결제용 스테이블코인(PSC) 규제 기반을 마련하고, 일본·유럽 등 주요국도 스테이블코인 규정을 마련하며 글로벌 금융 인프라 재편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딜로이트는 스테이블 중심 결제 시스템 개편 과정에서 은행권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즉시결제, 저비용, 24시간 사용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기존 은행 예금 기반 체계를 위협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업 운용자금, 개인의 결제·송금 잔액, 국제결제용 크로스보더 자금 등이 빠르게 스테이블코인 기반으로 전환되며 은행 예금에서 최대 1조달러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실제 기업별 스테이블 코인 금융·결제 도입 움직임도 뚜렷하다. 북미 지역 최고재무책임자(CFO) 4명 중 1명(25%)은 향후 2년 내 암호화폐를 결제나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실시간 결제, 국가 간 자금 이동, 기업 재무관리 효율화 등에서 스테이블코인 장점이 부각되면서다.
이에 일부 글로벌 은행은 '토큰화 예금'으로 대응 전략을 세우고 있다. JP모건과 씨티은행은 기존 은행 규제 체계 안에서 발행·운영할 수 있는 토큰화 예금을 확대하고 있다. 토큰화 예금은 이자 지급이 가능하고, 은행의 부채 항목으로 관리돼 은행 제도 안에서 작동하면서 스테이블코인 대비 안정성이 높은 장점을 살렸다. 내부 결제 시스템 디지털 전환도 병행하며 스테이블 코인 시대에 대비하는 전략이다.
스테이블코인을 둘러싼 규제 환경도 2026년을 고비로 재편될 전망이다. 지니어스법 하위 규정은 2026년 7월까지 마련되고 2027년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새해를 은행 전략 수립의 사실상 데드라인으로 잡고 스테이블 코인 발행 참여 여부, 수탁·결제 서비스 제공 범위, 파트너십 전략 등 역할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딜로이트는 “2026년은 스테이블코인 관련 전략을 개발하고 위험을 다루기에 중대한 해가 될 수 있다”며 “은행들은 대안적 예금·결제 수단이 등장하는 상황에 대비해 인프라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정다은 기자 dand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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