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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트럼프 "엔비디아 H200 대중 수출 허가···시진핑도 긍정적"[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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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규 특파원의 워싱턴 플레이북

    국가안보 준수·승인된 고객 전제 달아

    수익의 25% 국고 귀속도 시사

    마가·의회 내 반발 불식 시도

    "블랙웰, 루빈은 해당 안돼"

    엔비디아 로비의 승리

    中, H200 얼만큼 수입할지는 미지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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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H200의 대중 수출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미국이 강력한 국가안보를 지킨다는 조건 하에 중국 및 기타 국가의 승인된 고객에게 H200을 판매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 알렸다"고 적었다. 그는 "시 주석도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25%가 지급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트럼프 대통령은 첨단 반도체의 중국 판매 수익 15%를 미국 정부에 내기로 엔비디아·AMD와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25%로 상향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정책은 미국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제조업을 강화하며 납세자들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H200 대중 수출에 따른 이익의 25%가 미국에 대한 세금으로 귀속돼 국가재정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미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는 우리 위대한 기업들에게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지출하게 강요했다"며 "이는 혁신을 저해하고 미국 노동자에게 피해를 준 끔찍한 정책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시대는 끝났다"며 "우리는 국가 안보를 보호하고 미국 일자리를 창출하며 미국의 AI에서의 선도적 위치를 사수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의 미국 고객사들은 이미 놀라운 첨단 블랙웰 칩과 곧 출시될 루빈 칩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이 두 칩은 모두 이번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우리 행정부는 항상 미국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며 "상무부가 세부 사항을 마무리 중이며 동일한 접근 방식이 AMD, 인텔 및 기타 위대한 미국 기업들에게도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조치는 중국과 관계를 관리해야 하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마가)와 의회 내 대중 강경파를 설득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한 절충안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올들어 중단하자 고정 지지층인 농민들의 불만에 직면한 바 있다. 이에 첨단 AI반도체 대중 수출을 다소 느슨하게 해 중국이 추가적인 대두 수입 중단 조치를 하는 것을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

    반면 마가 세력 일부에서는 중국에 대한 엔비디아 반도체 수출을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마가의 대부 격인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우리는 중국에 대해 첨단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모든 반도체 수출과 금융 지원 등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미 의회 상원에서도 초당적으로 엔비디아 등의 반도체 대중 수출을 차단하는 ‘안전하고 실현 가능한 수출 반도체법(SAFE ACT)’이 발의된 바 있다.

    그러자 결국 H200 수출은 허가하되, 수출에 따른 수익의 25%가 국고로 귀속된다고 분명히 함으로써 반대 세력에 대한 설득을 시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 '국가 안보를 지킨다는 조건 하에 승인된 고객에게' H200을 팔겠다고 함으로써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나섰다는 의미도 있다. 또 최첨단 칩인 블랙웰과 루빈은 포함되지 않고 이들은 미국 기업에 공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 전면적인 반도체 수출 통제를 해야 한다는 세력을 안심시킨 것으로도 읽힌다.

    이번 조치는 H200의 대중국 수출 허가를 받아내려 했던 엔비디아 로비의 승리로도 볼 수 있다. 다만 중국이 H200을 얼만큼 구매할지는 확언할 수 없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H200 수출이 승인되더라도 중국이 이를 수입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한 바 있다. 중국은 H200보다 성능이 뒤쳐진 H20에 대해 중국 국내 반도체 수요를 늘리기 위해 사용 자제령을 내린 바 있는데, H200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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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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