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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0 (수)

    이슈 로봇이 온다

    난이도 높은 무릎 부분 치환술, 로봇이 정밀성-회복 속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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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밀 의료 시대, 로봇수술이 바꾸는 관절 치료 〈2〉무릎 인공관절 부분 치환술

    특정 부분만 손상된 관절염 증가… 부분 치환술, 건강한 인대 등 보존

    움직임 자연스럽고 회복도 빨라… 3D 시뮬레이션으로 계획 세우고

    절삭 범위 벗어나지 않도록 제어… 환자가 먼저 “로봇수술로” 요청

    고령화와 활동량 증가로 관절 질환 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치료의 기준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인공관절 치환술 분야에서는 로봇 기술이 본격 도입되며 수술의 정밀도·안정성·회복 속도가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다. 본보는 3회에 걸쳐 로봇수술이 무릎과 고관절 치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심층 분석한다. 두 번째는 무릎 인공관절 부분 치환술에서 로봇 기술의 역할이다.

    동아일보

    박철홍 의학박사는 무릎은 단순한 경첩이 아니라 뼈·인대·근육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생체 관절이기 때문에 정상 조직을 얼마나 보존하느냐가 회복과 기능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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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릎 관절 질환은 고령층뿐 아니라 활동량이 많은 50∼60대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지는 운동, 장시간 서거나 쪼그려 앉는 생활 습관, 근력 저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관절염이 예전보다 더 이른 나이에 나타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관절 전체가 아닌 특정 구역만 손상된 형태의 관절염 환자가 늘면서 손상 부위만 선택적으로 교체하는 부분 치환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인대를 제거하는 전치환술과 달리 부분 치환술은 건강한 연골·인대를 그대로 남겨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유지할 수 있다. 활동량이 많은 중장년층에서 특히 만족도가 높은 치료법이다. 특히 로봇 기술이 더해지면서 부분 치환술의 정확도와 안전성이 크게 향상되고 있다. 최근 목포에서 MAKO 로봇을 도입해 무릎 부분 치환술을 하는 박철홍 정형외과 의원 박철홍 의학박사에게 무릎 부분 치환술 로봇수술에 관해 자세히 물었다.

    ―최근 퇴행성관절염 환자가 늘고 있는데 연령대나 증상에서 어떤 변화가 있나.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연령대가 더 넓어졌다는 점이 큰 변화다. 예전처럼 70대 이상 고령층만 오는 것이 아니라 50∼60대 활동적인 중장년층 비율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등산·골프·조깅·헬스처럼 반복적인 충격이 무릎에 누적되는 활동이 많아졌다. 직업적으로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가 많은 사람은 관절염 진행이 빠르다. 비만, 근력 부족, 장시간 좌식 생활 같은 생활 습관도 영향을 준다. 드물지 않게 20∼30대에서도 스포츠 손상이나 체형 문제로 초기 관절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치료는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초기에는 생활 습관 교정, 체중 관리, 약물·주사·물리치료로 증상을 관리하고 관절 간격이 좁아져 보행이 힘든 단계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특정 부위만 닳은 환자라면 무릎 전체를 갈지 않는 부분 치환술이 더 적합한 경우가 많다.”

    ―무릎 인공관절 부분 치환술이란….

    “무릎 부분 치환술은 관절 전체를 교체하는 전치환술과 달리 손상된 구역만 정교하게 교체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건강한 연골과 인대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다. 무릎은 단순히 굽히고 펴는 구조물이 아니라 뼈·인대·근육이 복합적으로 움직이는 생체 조직이다. 절삭 범위가 작아 주변 조직 손상이 적고 무릎의 고유 감각이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 활동량이 많은 중장년층에서 만족도가 높은 이유다.”

    ―어떤 환자에게 할 수 있나.

    “인대 상태가 가장 중요하다. 인대가 잘 유지돼 있고 관절염이 특정 구역에 국한된 환자에게 적합하다. 전체 인공관절 수술 환자 중 실제로 부분 치환술이 가능한 비율은 10% 미만이다. X-Ray와 로봇 시스템을 통한 3D CT 촬영을 바탕으로 손상 범위, 정렬, 인대 기능을 자세히 분석해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손상이 넓거나 인대 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부분 치환술보다 전치환술이 필요하다.”

    ―로봇 기술이 무릎 부분 치환술에서 특히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부분 치환술은 수술 범위가 좁고 수술 난이도가 높다. 정렬과 절삭 각도의 작은 오차도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기존 수술에서는 이러한 판단을 집도의의 감각에 의존했지만, 로봇 기술은 수술 전 CT 기반 3D 시뮬레이션으로 계획을 세우고 수술 중에는 절삭이 계획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제어한다. 실시간으로 인대 장력과 관절 균형을 확인할 수 있어 불필요한 절삭을 줄이고 인대를 보존하는 데 유리하다. 임플란트가 정확한 위치에 들어가면 관절 움직임이 자연스럽고 장기적으로 마모도 줄어 안정성이 높아진다.”

    ―로봇수술 도입 이후 환자 만족도는 어떤가.

    “과거에는 인공관절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컸지만 요즘은 환자가 먼저 로봇으로 수술이 가능한지 묻는 경우가 많다. 부분 치환술은 손상 부위만 교체할 수 있어 심리적 부담도 적고 회복이 빠르다 보니 관심이 높다. 수술 후에는 ‘무릎이 내 몸에 맞는 느낌이다’ ‘움직임이 자연스럽다’는 말을 듣는다. 정렬이 정확히 맞고 조직 손상이 적기 때문에 통증과 부종이 덜하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

    ―지역사회에서 병원이 해온 의료 활동도 있다고.

    “우리 병원은 30년 가까이 지역사회와 함께해 왔다. 함평영화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매년 정기검진을 진행해 왔고 목포 지역 노인복지관에도 10년 이상 방문 진료와 건강 상담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민들이 더 이상 먼 서울까지 수술을 받으러 떠나지 않아도 내가 자라온 지역에서 최고의 장비로 최고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 드리고 싶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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