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카카오톡의 이번 업데이트에 대해 충분히 해볼 만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15년간 확보한 이용자 데이터로 최대 효용을 낼 수 있는 방향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개편 이후 이용자 수는 전과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앱 내 체류시간이 1분 이상 증가했고 숏폼을 제공하는 지금탭 체류시간이 전 분기 대비 10% 이상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지표가 이어진다. 증권가도 카카오의 내년 실적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일부 이용자의 반발이 전체 여론처럼 번지는 것은 이 회사의 이미지 때문이다. 문어발식 사업확장, 경영진 스톡옵션 먹튀 논란 등 각종 이슈로 카카오는 뭘 해도 부정적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과정에서의 불법 의혹으로 김범수 창업자가 감옥에 갈 위기에 처하자 카카오는 비상경영 카드를 뽑아들었다. CA협의체로 내부 통제를, 준법과신뢰위원회로 준법경영을 강화했다. 하지만 그런 중에도 모 임원 결혼식에 직원들이 동원됐다는 의혹이 터지며 변한 게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카카오에 지금 필요한 것은 의혹에 대한 투명한 해명과 이용자 비판에 대한 공감이다. 최근 임원 결혼식 직원동원 의혹에 대해 카카오는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고만 했다. 카카오톡 개편을 총괄한 홍민택 CPO(최고제품책임자)의 잠수 및 부당채용 의혹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은 없었다.
카카오처럼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려 애쓰는 기업이 엔씨소프트다. 지나친 BM(비즈니스모델)으로 이미지가 실추한 엔씨소프트는 '아이온2'를 출시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출시 초기 서버다운 등 문제가 생기자 4회에 걸쳐 책임자가 라이브 방송에 나와 개선방향을 밝혔다. 그 결과 출시 1주일 만에 '아이온2'는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과거 한 IT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에 대해 개발자들이 만든 회사라 개발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했다. 카카오톡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그래도 됐을지 모르겠으나 15년이 지난 지금 사무실에 앉아 개발만 해서는 이용자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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