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0 (수)

    "당장 응급실로 가"…챗GPT 덕에 목숨 구한 英 10대 소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현지 언론, 지역 의료 현실 적나라하게 적발
    AI, 의료 현장에서 보조 도구로 활용 가능


    파이낸셜뉴스

    챗GPT를 통해 희귀질환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인 칼란 일스. /사진=더선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영국의 한 10대 소년이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인 '챗GPT'로 자신의 희귀 신경 질환을 정확히 진단한 덕에 목숨을 건진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글로스터셔주 시런세스터에 거주하는 칼란 일스(17)는 감기 증상이 심해지면서 동네 병원을 찾아갔다. 증세가 호전되지는 않고 오히려 팔, 다리 근력이 급격히 약해졌기 때문이다.

    칼란은 발이 파랗게 변하고 움직임이 어려워지는 등 이상 증상을 호소했고 의사는 혈액순환 장애의 일종인 레이노 증후군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보온 유지와 장갑 착용이라는 처방을 내렸다.

    의사의 진단에도 칼란은 자신의 몸에 훨씬 심각한 문제가 진행되고 있다고 직감했다. 평소 공부할 때 활용하던 챗GPT에 자신의 증상을 상세히 입력하고 물었다. AI는 '길랭-바레 증후군(GBS)'일 수 있다는 답을 내놨다.

    GBS는 면역체계가 말초신경을 공격해 마비를 일으키는 희귀 난치 질환이다. 마비가 상부로 확산하면 호흡근 기능이 정지돼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의 진단 결과에 놀란 칼란은 어머니인 린 콘스탄틴에게 사실을 알렸고 즉시 응급실로 향했다. 의료진은 추가 검사 끝에 GBS 확진 판정을 내렸고 칼란을 왕립 병원으로 이송해 혈장 교환 등 응급 치료를 받도록 했다.

    현재 칼란은 회복 중이며 조만간 퇴원할 예정이다.

    칼란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증상이 계속 악화하니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AI에 입력하니 GBS라는 진단을 내렸다. 병원에서 '네 말이 맞다'는 말을 들었을 때 스스로도 믿기 어려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제대로 진단하기 위해 AI에 의지해야 했다는 사실은 미친 짓이다. NHS(영국 국가의료서비스) 전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것은 아니지만, 지역 일반의(GP)에 대해선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더선은 칼란의 사례를 통해 AI가 의료 현장에서 보조 진단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동시에 1차 진료 단계의 대응 체계를 개선하고 검토해야 한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