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4만 명 8년간 추적 관찰 결과
고위험군 발병 위험 최대 54% 증가
남성보다 여성에게 이런 경향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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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과 음주, 운동 부족처럼 건강에 해로운 생활습관이 오랫동안 누적될수록 노년기에 알츠하이머병이 생길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강서영·김원석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을지대 의대가 참여한 공동 연구진은 나쁜 생활습관 점수가 높을수록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최대 54%까지 높아진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65세 이상 성인 14만2,763명을 8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 저하와 인지기능 장애가 서서히 진행되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전체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연구진은 이들을 대상으로 흡연과 음주, 신체활동 부족 여부를 점수화하고, 이를 누적 합산해 ‘개인별 생활습관 위험점수(0~12점)’를 산출했다. 이 점수와 실제 알츠하이머병 발병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것이다.

분석 결과, 나쁜 생활습관 점수가 높을수록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그 정도가 더 컸다. 건강한 습관을 유지한 그룹(0~1점)보다 위험점수가 2~3점인 여성은 34%, 4~5점인 여성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이 41% 높았다. 고위험군(6~12점)에선 발병 위험이 54% 치솟았다. 남성 역시 점수 구간별로 각각 25%, 30%, 40%씩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만큼 예방적 접근이 중요하다고 연구진은 입을 모았다. 김 교수는 “체계적인 생활습관 개선 교육 프로그램과 예방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 교수는 “고령화 속도를 고려할 때 알츠하이머병 발생률은 계속 높아질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국민들에게 건강한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