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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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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 결산 경제/금융] ‘네이버-두나무’ 연합군 떴다… 스테이블코인·빅테크가 흔든 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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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3일 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 위기는 올해 6월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이어졌다. 정권 교체 직후 내란 특검 정국이 이어지면서 2025년의 캘린더는 유례없이 촘촘했다. 정치·사회적 격랑 속에서도 산업 현장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관세 전면전, 대형 보안 사고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한국 산업 지형은 이전과 전혀 다른 판으로 재배치되는 한 해를 보냈다. 계엄 사태 이후 정책 기조 전환 속에 디지털데일리는 각 분야 결산을 바탕으로 2025년 한국 산업의 흐름을 종합 정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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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올해 가상자산 시장이 단순한 투자 수단을 넘어 ‘금융 인프라’로 편입된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제도권에서는 은행 중심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가시화됐고 산업계에서는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이라는 ‘빅딜’이 성사되며 빅테크의 시장 장악력이 극대화됐다.

    그러나 시장 가격 측면에서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인 12만6000달러(약 1억8532만원) 달성 후 30% 넘게 급락하는 등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투자자들에게 기대와 공포를 동시에 안겼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금융위·한은 갈등에 또다시 안갯속으로

    올해 가상자산 업계의 최대 화두였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는 금융당국과 중앙은행의 힘겨루기로 인해 답보 상태에 빠졌다. 10일 국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국회 정무위원회가 요구한 시한인 이날까지 ‘가상자산 2단계 입법(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정부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와 ‘인가 및 감독 권한’ 문제다. 당초 시장에서는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 구성이 유력하게 점쳐졌으나 세부 지분율 요건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융 안정과 통화 정책 영향을 이유로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 중이다. 한은은 시중은행이 지분 51% 이상을 보유한 컨소시엄에만 발행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세미나에서 “한국은 해외 자산 감시 필요성이 있어 당분간은 은행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금융위원회는 ‘은행 중심’이라는 큰 틀에는 동의하면서도, ‘51% 룰’을 법으로 명시하는 것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핀테크 기업의 진입을 원천 봉쇄할 경우 산업 혁신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융위 측은 유럽연합(EU)의 미카(MiCA) 법에 따라 발행된 코인 대다수가 전자화폐 기관 주도이며, 일본 역시 핀테크 기업에 첫 엔화 스테이블코인 허가를 내줬다며 핀테크를 포함한 비은행권의 참여 길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원화 스테이블 코인은 도입 시기가 안갯속에 빠지게 됐다. 금융 안정과 산업 육성이라는 두 가치를 두고 당국 간 줄다리기가 길어지면서 본격적인 제도화와 시장 안착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 네이버 품에 안긴 두나무… ‘슈퍼 월렛’ 전쟁 점화

    산업계에서는 네이버가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공룡 핀테크’의 탄생을 알렸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지난달 27일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기업 융합을 공식 선언했다. 양사는 향후 5년간 10조 원을 투입해 AI와 웹3(Web3) 기술을 결합,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가 스스로 결제와 인증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시대에 맞춰 네이버페이의 3000만 사용자 기반과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지분 투자를 넘어, 네이버페이 앱 하나로 결제·송금은 물론 가상자산 투자와 NFT 관리까지 가능한 ‘올인원(All-in-One) 지갑’ 전략을 예고한 것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가 스스로 판단해 결제와 인증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시대에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의 역량을 하나로 묶어 글로벌 혁신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두나무, 네이버파이낸셜, 네이버가 각자의 강점을 결합하고 시너지를 낸다면, 기술력·신뢰·고객기반 모두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AI와 블록체인이 결합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설계하고, 지급결제를 넘어 금융 전반, 나아가 생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 질서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빅테크의 급격한 팽창에 대해 금융당국은 강력한 견제구를 날렸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을 언급하며 “별도의 규제 장치 없이 훅 들어오는 것이 과연 금융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굉장히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발생한 업비트 해킹 이슈 등을 겨냥해 보안 사고 발생 시 ‘자본시장법’에 준하는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원장은 “우리나라의 보안 투자는 형편없는 수준”이라며 "시스템 보안을 아주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생존을 위한 투자라는걸 보여주기 위해 자본시장법에 준하는 규제 및 제재 체제가 법률 개정을 통해 전면 도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내년 초 금융소비자보호처 기능을 격상하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예고했다.

    ◆비트코인, 금리 인하 바람 타고 반등… ‘겨울’ 끝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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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얼음판을 걷던 가상자산 시장에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지난 10월 사상 최고가(12만6210달러)를 경신한 뒤 최근 8만3000달러 선까지 밀렸던 비트코인이 반등의 기지개를 켰다.

    10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55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2.03% 오른 9만2615달러(약 1억3539만원)를 기록했다. 장중 매수세가 유입되며 한때 9만4601달러(약 1억3920만원)까지 치솟았는데, 9만 4000달러선 회복은 지난달 17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번 랠리는 오는 11일(한국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투자 심리가 되살아난 덕분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등 주요 지표상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확률은 90%에 육박한다. 사실상 금리 인하가 확실시되는 분위기 속에서, 시장은 이번 결정이 연말 '산타 랠리'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5년은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에 진입한 역사적인 해였으나 여전한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는 숙제로 남았다. 다가오는 2026년,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등장과 네이버-두나무 연합의 시너지가 위축된 시장의 새로운 상승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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