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서 무료 포토샵 등 제공
다양한 편집, 파티 초청장도 뚝딱
“생성형AI 시장 빠르게 지각변동
美 테크기업간 합종연횡 본격화”
챗GPT 내에서 어도비 익스프레스 기능을 활용해 이미지 편집을 하는 장면. 어도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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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이미지 생성·편집 인공지능(AI) ‘나노 바나나’가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자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가 오픈AI와 손잡고 견제에 나섰다. 생성형 AI 시장의 지각변동으로 인해 미국 테크기업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어도비는 포토샵과 애크로뱃, 어도비 익스프레스 등 자사 소프트웨어 3종을 챗GPT 대화창에서 직접 구동할 수 있는 기능을 출시한다고 10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챗GPT 이용자들은 별도 앱을 설치하거나 유료 구독을 하지 않고도 대화창에서 포토샵 기능을 활용해 사진을 손쉽게 편집할 수 있게 됐다.
● 챗GPT 안에서 포토샵 기능 사용… 복잡한 편집도 가능
가령 원하는 사진을 첨부한 뒤 포토샵을 불러내 “어도비 포토샵, 이 사진의 배경을 흐리게 해줘”라고 입력하면 챗GPT가 자동으로 문맥을 파악해 사용자가 원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사진의 원본 품질을 유지하면서 밝기 및 대비, 노출 등 설정을 정교하게 조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텍스트 입력이나 이미지 교체, 애니메이션 적용 등 다양한 편집 작업까지 채팅 내에서 바로 마칠 수 있다. 원하는 템플릿을 가져다 파티 초청장을 만드는 식이다.
다만 이미지 생성은 제공하지 않는다. 구글의 나노 바나나는 이미지 편집과 생성을 모두 할 수 있는 반면에 어도비와 오픈AI의 이번 협력에는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파이어플라이’ 앱은 포함되지 않았다. 오픈AI의 이미지 생성 도구인 ‘달리(Dall-E)’와 기능이 겹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어도비 애크로뱃을 통한 문서 변환 및 정리도 쉬워졌다. 챗GPT 내에서 직접 PDF를 편집하고, 텍스트나 표를 추출할 수 있다. 여러 파일을 정리하거나 병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 “더 이상 포토샵 필요 없어”… 위기의 어도비
이번 어도비와 오픈AI의 파트너십을 두고 ‘적의 적’과 손잡는 합종연횡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생성형 AI 시장을 특정 기업이 선점하도록 둘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배경으로 꼽힌다.
구글의 나노 바나나 등장 이후 “더는 포토샵이 필요없는 세상이 됐다”는 평가가 이어지며, 전통적 강자였던 어도비는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였다. 어도비는 그간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프리미어 프로 등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창작 툴을 앞세워 독보적 입지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전문가의 영역이던 사진·영상 편집 과정을 순식간에 대체하기 시작했다. 실제 구글의 나노 바나나는 명령어 한두 줄로 복잡한 편집 과정을 해결할 수 있다. 오픈AI의 달리나 미드저니, 그록 등 다양한 이미지 생성 AI 서비스들이 콘텐츠 제작 시장 판도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팸 클라크 어도비 부사장은 오픈AI와의 협력에 대해 “어도비의 영향력을 챗GPT 사용자 8억 명 이상으로 확장한다”며 “우리 앱을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어도비 도구를 직관적으로 소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픈AI 역시 구글의 거센 추격에 견제구를 날려야 하는 처지다. 최근 오픈AI GPT-5의 성능을 추월한 구글 ‘제미나이 3’가 등장하자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1일 사내에 ‘코드 레드’를 선포하고, 챗GPT 품질 개선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지인 디인포메이션은 “오픈AI가 구글과의 격차를 다시 한번 크게 벌리려면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효용을 제공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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