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용사 후손 타게네후 틸라훈(49) 씨가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 결핵 등 질환을 앓고 있지만, 어려운 형편에 치료를 받을 수 없다. 굿네이버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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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마와 싸우는 어머니, 생계를 위협받는 가족 |
어머니 에타게네후 틸라훈(49)은 결핵, 중추신경계 질환, 톡소플라스마증, HIV 등 네 가지 중증 질환을 앓고 있다. 몸이 좋지 않은 날에는 스스로 일어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은 첫째 아들 프레즈헤르 아세파(30)씨로 메리트의 오빠다. 그러나 프레즈헤르 역시 위궤양을 앓고 있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최근 진료에서는 약 200,000 ETB(약 200만 원)에 달하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들었지만, 비싼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치료를 포기했다. 생계비 걱정에 의료비 부담까지 더해져 막막한 하루를 그저 오늘도 버틸 뿐이다.
메리트(사진에서 오른쪽)가 교복을 입지 않고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모습. 굿네이버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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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의 유일한 희망, 막내 딸 메리트의 교육 |
에티오피아에서 체계적인 특수교육은 대부분 학비가 비싼 사립학교에서만 제공된다. 메리트 역시 특수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지만, 빠듯한 형편 탓에 교복조차 사 입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래 아이들이 같은 교복을 입고 등교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메리트는 평상복을 입고 교실에 들어선다.
의료비와 생활비 부담이 계속되면서 교육비 역시 가정의 큰 지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가족은 메리트가 또래 아이들과 함께 배움의 기회를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메리트 가족에게 교육은 단순한 배움을 넘어 가난과 질병의 굴레에서 벗어나 미래를 꿈꾸게 하는 가족의 마지막 희망이다.
6.25 전쟁 참전 용사 테갈리그 웜드레에가이(메리트 할아버지)가 훈장을 수여받고 있는 모습. 굿네이버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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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 영웅’이라는 자부심, 그 뒤에 숨겨진 가난 |
하지만 전쟁이 끝난 뒤, 이들의 삶은 오히려 더 험난해졌다. 새로 들어선 군사정권이 한국전 파병을 이전 정권의 정치적 결정으로 규정하면서 강뉴부대 참전 용사들은 ‘반역자’로 분류되기도 했다.
연금과 재산이 몰수됐고, 사회적 차별과 낙인은 오랫동안 이어졌다. 그 여파는 참전 용사 세대를 지나 지금의 자녀·손주 세대까지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한국전쟁이 끝난 지 75년이 지났지만, 에티오피아 참전 용사 후손들은 여전히 가난과 힘겹게 싸우고 있다.
메리트 가족이 당장 필요로 하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어머니와 오빠가 치료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의료비와 빗물이 새지 않는 안전한 주거 환경, 그리고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메리트의 교육비다.
| 이제, 참전용사 후손들의 내일을 지켜줄 차례입니다 |
이태헌 굿네이버스 나눔마케팅본부 본부장은 “한국전쟁(6·25 전쟁)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용사들의 이야기는 그들에게는 자부심으로, 한국인들에게는 ‘피를 나눈 형제’로 기억되어왔다”며 “그 후손들이 더 이상 가난의 대물림에 고통받지 않도록 우리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 6·25 참전용사 후손 지원 캠페인
동아일보와 굿네이버스는 메리트 가족을 비롯한 6.25 참전용사 후손 및 참전 국가의 아이들을 지원하는 기부 캠페인(아래 링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후원금은 기부금품법에 의해 관리되며, 사용 내역은 굿네이버스 홈페이지 연간 재정보고서와 사업 보고서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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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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