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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세대 시위'로 불가리아 총리 사임…유럽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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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11일(현지시간) 로센 젤랴즈코프 불가리아 총리가 수도 소피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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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가리아에서 Z세대 주도 반정부 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로센 젤랴즈코프 불가리아 총리가 사임한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젤랴즈코프 총리는 의회가 정부 불신임 표결을 실시하기 직전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시위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었다"며 "우리는 그 요구를 충족해야 하고 지금 국민이 요구하는 것은 정부의 퇴진"이라고 말했다.

    지난 한 달 동안 불가리아 시민은 사회보장 분담금 인상 계획이 담긴 내년 예산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반발에 부딪힌 정부는 이달 초 사회보장 분담금 인상 등을 포함한 예산안을 철회했다. 하지만 반정부 시위는 수도 소피아를 비롯한 주요 도시 곳곳으로 퍼졌다.

    시위는 예산안에 대한 반발을 넘어 정부 부패에 대한 항의로 확대됐다. 시민들은 사회보장 분담금 인상안이 정부의 부패를 감추기 위한 사실상의 세금 인상이며 공공 재정 관리기관의 부패를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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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 있는 소피아대 밖에서 시위대가 정부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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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시위는 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인 Z세대의 주도로 이뤄졌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집결한 이들은 'Z세대가 온다', 'Z세대 vs 부패'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에 임했다. NYT는 "시위 참가자들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됐지만, 불가리아에서 일반적으로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는 거리가 먼 젊은 층의 비율이 이례적으로 높았다"고 짚었다.

    불가리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다. 1989년 공산주의 붕괴 이후 1000%가 넘는 초인플레이션을 겪으며 경제가 무너진 데다 심각한 부패, 젊은 층의 서유럽 이민에 따른 인구 감소, 낮은 임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불가리아는 국제투명성기구(TI) 부패인식지수조사에서 꾸준히 EU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정치 상황도 불안정하다. 집권 다수파가 없는 불가리아는 최근 4년 동안 총선을 7차례나 치렀다. 취임한 지 1년도 안 된 젤리쟈코프 총리는 2021년 이후 정식으로 선출된 3번째 총리였다. 그의 전임자들도 정치 및 경제적 불안정에 발목이 잡혀 물러났다.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은 의회 원내 정당에 새 정부 구성을 요청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당 사이 견해차로 연립 정부 구성이 어려워 임시 행정부가 마련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대중적 인기가 높은 라데프 대통령이 새 정당을 만들고 총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올해 세계 각국에서는 Z세대 주도 반정부 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네팔, 페루, 마다가스카르, 모로코, 멕시코, 탄자니아 등에서 시위가 일어났다. 이중 네팔과 마다가스카르 시위는 정부 붕괴나 대통령 탄핵이란 결과로 이어졌다. 유럽에서 Z세대 주도 시위로 지도자가 물러난 것은 불가리아가 첫 사례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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