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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 (토)

    “정보 유출” vs “통상 실사”… 이지스운용 매각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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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을 둘러싸고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큰손’ 국민연금이 자금 회수를 검토하고 입찰에 참여했던 기업이 소송전에 나서는 등 진통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매각 과정에서 운용정보를 제공했다는 논란에 대해 이지스운용은 “통상적인 실사 과정을 정보 유출로 보는 것은 과도한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12일 이지스자산운용은 입장문을 통해 “경영권 매각 시 원매자가 기업 가치를 산정하기 위해 운용자산의 건전성 등을 검토하는 실사 과정은 필수적”이라며 “글로벌 대형 운용사의 인수·합병(M&A) 거래에서도 적용되는 표준 절차”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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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정보 유출 차단 조치에 대해서는 “격리된 보안 가상 공간(VDR)을 이용했다”며 “매각 주관사와 잠재 매수인에게 강력한 비밀 유지 의무(NDA)를 부담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출자자 국민연금은 그러나 매각 과정에서 위탁자산 펀드 보고서가 사전 동의 없이 인수전 본입찰 참여자들에게 제공됐다고 판단해 위탁자금 회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투자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이지스운용의 전체 운용자산 26조원 중 국민연금 위탁자산은 2조원 수준이다.

    유출된 보고서에는 국민연금이 특정되지는 않았으나 설정액, 평가액, 자산 이슈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울 마곡 원그로브 개발사업, 역삼동 센터필드빌딩 등 자산이 담긴 펀드와 관련해 사전 승인 없는 정보 유출 금지를 약정했음에도 성과보수 등 민감 정보가 흘러나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입찰 과정의 불공정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인수전에서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와 경쟁했던 흥국생명은 매각 과정이 불공정했다며 최대주주와 주주대표, 공동매각 주간사인 모건스탠리 관계자 등 5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모건스탠리가 흥국생명의 입찰가를 힐하우스에 전달해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도록 유도했다는 주장이다. 힐하우스는 경매호가식 입찰인 ‘프로그레시브 딜’을 통해 1조1000억원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초 힐하우스는 연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었으나, 국민연금의 제동과 소송전으로 인해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 역시 인수전이 사실상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보는 만큼 향후 매각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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