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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5 (월)

    신장 건강은 혈압 관리부터... 고혈압, 신장 기능 악화 위험 1.8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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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혈압 환자, 신장 기능 감소 속도 2배 빨라
    국내 말기 신부전 환자 10년 사이 2배 증가
    "만성 신장병 환자 적극적 혈압 관리 중요"


    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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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혈압 관리가 잘되지 않는 만성 신장병 환자는 정상 혈압 환자에 비해 신장이 나빠질 위험이 1.8배 이상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만성 신장병 환자에서 혈압과 신장 기능 악화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미국신장학회지'에 발표했다. 한승혁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교수 연구팀은 한국과 미국의 성인 진행성 만성 신장병 환자 2,939명을 대상으로 수축기 혈압과 신장 기능을 비교 분석했다. 신장 기능은 1분 동안 여과되는 혈액의 양을 뜻하는 '추정사구체여과율'을 지표로 삼았다.

    연구 결과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인 환자는 120㎜Hg 미만인 환자 대비 신장 기능 악화 위험이 약 1.82배 높았다. 약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신장 기능이 감소하는 속도도 약 2배 더 빨랐다.

    연구팀은 또 혈압이 수시로 변하는 지표라는 점을 감안해 한국인 만성 신장병 환자 1,758명을 대상으로 추가 분석을 실시했다. 적정 수축기 혈압 범위를 110~130㎜Hg으로 설정하고, 1년 동안 수축기 혈압이 이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조절된 '100%' 환자군과 단 한 번도 해당 범위에 들지 않은 '0%' 환자군을 비교했다. 그 결과 범위 내에서 혈압이 조절되는 환자는 0% 환자군에 비해 신장 기능 악화 위험이 약 28% 감소했다.

    만성 신장병은 신장의 구조 이상이나 기능 이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질환이다. 국내 말기 신부전 환자는 2023년 기준 18만1,052명으로, 10년간 약 2배 늘 정도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특히 고혈압은 만성 신장병 환자에게 흔한 동반질환이지만, 이를 어느 정도까지 엄격하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임상 근거가 부족했다. 이번 연구는 목표 혈압 관리가 신장 기능 보존에 직결된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장 직무대리는 "고혈압은 단순한 만성 신장병의 동반질환이 아니라 신장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위험 인자임을 재확인한 연구"라며 "국내 만성 신장병 환자에서 적극적 혈압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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