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산도 15개월간 가장 저조
부동산 침체 여전... SNS 검열까지
수출을 기다리는 차량들이 지난 9일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의 한 항구에 세워져 있다. 난징=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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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경제 성적표'인 중국의 소매 판매가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2.8%)를 크게 밑돌았다. 코로나19 팬데믹급의 침체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중국의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10월(2.9%)과 비교해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매 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매점 판매 지수로 중국의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사상 최저 수치"라고 분석했다.
생산 지표도 꺾였다. 11월 중국의 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는데, 10월(4.9%)에 비해 성장세가 둔화했다. 시장 전망치(5.0% 증가)를 하회한 것은 물론, 지난해 8월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저조한 수준이기도 하다.
중국 경기 침체의 핵심 원인으로 꼽히는 부동산 지표도 악화일로다. 올해 1~11월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7조8,591억 위안(약 1,645조 원)으로 지난해 대비 15.9% 감소했다. 대형 부동산업체 완커가 채무불이행 위험에 빠진 가운데 1~11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의 자금 조달액도 8조5,145억 위안(약 1,782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11.9% 줄었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침체에 따른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지난주 마무리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정책 당국자들은 주택 재고를 줄이기 위해 기존 주택에 대한 매입 장려책을 발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상하이시 인터넷정보판공실은 주택 시장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도 검열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기업 UBS의 존 람 중국 부동산 연구 책임자는 최근 "최소 2년은 중국의 주택 가격이 더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와 취업 시장 상황도 낙관적이지 않다. 이번 발표에 따르면 자본 투자 변화를 보여주는 1∼11월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2.6% 하락했다. 11월 전국 실업률은 5.1%로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중국 국가통계국은 "외부 불안정과 불확실성, 국내 유효 수요 부족, 경제 운영에 대한 많은 도전 과제가 존재한다"면서도 "전반적으로 11월 국민 경제는 순조롭게 돌아가며 꾸준하고 진보적인 발전 추세를 이어갔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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