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등 4대 기획사와 접촉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국빈 만찬에서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대화하고 있다. /박진영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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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다음 달 중국에서 국내 가수가 대거 참여하는 ‘K팝 콘서트’를 추진 중인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조기 방중을 희망하고 있는 가운데, 한·중 정부 차원의 콘서트가 추진되는 것이다. 지난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이후 중국이 발동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완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정부 인사들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중국 정부와 다음 달 K팝 콘서트 개최를 논의 중이다. 정부는 이미 국내 4대 기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에 주요 가수들의 스케줄을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여권 관계자는 “중국 쪽 입장을 배려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 쪽에서 먼저 일정을 공개하기는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중국 쪽에서도 콘서트 개최에 긍정적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중국에서의 K팝 콘서트 개최는, 지난달 1일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도 얘기가 나왔었다. 당시 만찬에서 이 대통령과 시 주석, 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 공동위원장이 대화를 나눴는데, 시 주석이 중국 베이징에서 대규모 공연을 하자는 제안에 호응해 왕이 외교부장을 불러 관련 지시를 내렸다고 당시 참석자였던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전했었다.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을 중국에 초청했기 때문에, 이 대통령의 방중(訪中)과 K팝 콘서트가 연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정치권과 엔터 업계에서는 이번 콘서트가 한한령 완화 또는 해제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2016년 사드 배치와 한한령 이후, 중국 본토에서는 대규모 K팝 공연이 열리지 못했다. 지난 8월 걸그룹 ‘케플러’의 푸저우 콘서트가 예고됐지만, 공연이 열리기 직전에 무기한 연기됐다. 이번 중국 공연이 성사되면, 최근 중일 관계 악화로 일본 가수들의 중국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는 가운데 한국 가수들이 중국 무대에 서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다만 한한령 배경엔 ‘사회주의 사상’과 ‘중화 전통’을 강조하는 시 주석의 문화 사상도 있기 때문에 정부 주도의 콘서트로 해제될지는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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