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 블록체인 위 자체 펀드 지분 토큰화는 사실상 첫 사례
투자·운용은 현금 기반, 소유권만 온체인 관리
블랙록·골드만 이어 전통 금융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 확대
2025년 12월 1일 촬영된 이 일러스트레이션 사진에 JPMorgan Chase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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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JP모건체이스가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를 출시하며 암호화폐 시장 진출을 본격 확대한다. 투자와 운용은 기존 머니마켓펀드처럼 현금과 단기 국채 등 전통 자산으로 이뤄지되, 펀드 지분을 디지털 토큰 형태로 발행해 블록체인에서 소유권과 거래를 관리하는 구조다. 퍼블릭 블록체인 위에서 대형 은행이 직접 설정·운용하는 펀드 지분을 토큰화한 것은 월가에서도 사실상 처음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 자산운용 부문은 15일(현지시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운영되는 토큰화 머니마켓펀드 ‘MONY(My OnChain Net Yield Fund)’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은행은 초기 자금으로 자체 자본 1억달러를 투입한 뒤 외부 투자자들에게 펀드를 개방할 예정이다. 이는 JP모건의 첫 번째 토큰화 펀드다.
MONY는 최소 500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와 2500만달러 이상을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 등 적격 투자자만 가입할 수 있다. 최소 투자금액은 100만달러다. 투자자는 JP모건의 머니마켓 투자 플랫폼인 ‘모건 머니 포털’을 통해 펀드에 가입하며, 투자 대가로 펀드 지분을 나타내는 디지털 토큰을 암호화폐 지갑으로 받는다. 거래 내역과 보유 현황은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운용 방식은 기존 머니마켓펀드와 동일하다. 단기 국채 등 비교적 안전한 채권 자산에 투자해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며, 매일 이자를 지급하고 배당금을 적립한다. 투자자는 현금뿐 아니라 서클이 발행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USDC로도 펀드 매수와 환매가 가능하다. 다만 토큰 자체가 암호화폐처럼 가격 변동성을 갖는 것은 아니며, 펀드 지분에 대한 소유권을 디지털 형태로 표현한 증표에 가깝다.
JP모건 자산운용의 글로벌 유동성 부문 책임자인 존 도노휴는 “고객들이 토큰화에 대해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블록체인 기반 펀드에서도 전통적인 머니마켓펀드와 동일한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상품 출시는 토큰화 시장을 둘러싼 월가의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블랙록은 이미 토큰화 머니마켓펀드를 운용하고 있고,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뉴욕멜론도 펀드 소유권을 디지털 토큰으로 발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다만 이들 사례는 제3자 인프라를 활용하거나 블록체인을 기록·전달 수단으로 제한적으로 활용한 반면, JP모건은 퍼블릭 블록체인 위에서 자체 펀드를 직접 토큰화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투자회사협회에 따르면 전 세계 머니마켓펀드 자산은 2025년 초 6조9000억달러에서 최근 약 7조7000억달러로 증가했다. 코인게코 집계 기준 스테이블코인 전체 시가총액은 3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토큰화 머니마켓펀드는 블록체인 위에 자산을 유지하면서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수익이 없는 스테이블코인에 묶여 있던 유휴 자금을 끌어들이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도 토큰화는 거래 비용 절감과 결제·정산 시간 단축이라는 장점이 있다. 일부 토큰화 머니마켓펀드는 이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담보 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프라이빗뱅크 고객을 대상으로 사모펀드를 블록체인에서 토큰화한 데 이어, 이번 상품으로 디지털 자산 시장 공략을 한층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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