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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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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지개 켜는 '지선' 후보군, 거세지는 '중도화' 압박…장동혁의 피봇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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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300]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은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을 접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5.12.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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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6·3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국민의힘 인사들이 하나둘 기지개를 켜고 있다. 거물급 정치인들도 출마 대열에 합류할 예정인 가운데 '우클릭' 행보를 보여온 지도부의 노선 변경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강성 보수층의 결속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중도로 확장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장동혁 당 대표가 언제 피봇(방향전환)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오는 20일 대구에서 정치 관련 강연에 나설 계획이다. 이 전 위원장은 여권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차기 대구시장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대구 강연을 두고 지방선거 출마에 시동을 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출마를 염두에 둔 움직임은 곳곳에서 포착된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최근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만약 내가 경북지사에 당선된다 하더라도 최고위원직을 유지, '장동혁 지도부'가 붕괴되는 일을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승우 전 충북 행정부지사는 청주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 행보도 잇따를 전망이다. 서울시장 후보로는 현직 오세훈 시장과 나경원 의원이 하마평에 오른다. 인천시장 후보로는 유정복 현 시장과 배준영·윤상현 의원이 거론되고 경기지사 후보로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심재철·원유철·유승민 전 의원 등이 언급된다.

    충북지사 후보군에는 김영환 지사와 엄태영·이종배 의원이, 경북지사 후보로는 이철우 지사와 송언석·이만희·임이자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대구에서는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유력한 시장 후보로 부상한 가운데 김상훈·윤재옥·주호영·최은석 의원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장 후보로는 박형준 시장과 김도읍·이헌승·조경태 의원 등이 거론된다.

    정치권에서는 출마 선언이 이어질수록 당 지도부의 노선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8월 이후 장 대표가 보여온 '우클릭' 기조가 유지될 경우 지방선거 승리가 어렵다는 위기감이 본격적으로 표출될 수 있어서다. 이미 "'윤 어게인' 냄새가 나는 방법은 맞지 않는다"(주호영 의원) "계엄 사과 100번 하면 어떤가"(오세훈 서울시장) "중앙당이 역풍을 일으키면 안 된다"(유정복 인천시장) 등 공개적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국회에서는 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 혁신을 논의하는 토론회도 열렸다.

    노선 변경 요구의 배경에는 국민의힘에 불리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자리한다. 지난 11~12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ARS(무선자동응답)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0명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2.4%포인트 하락한 34.6%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율은 1.6%포인트 상승한 45.8%였다. 통일교와 민주당의 금품 수수 의혹이 불거진 이후 실시된 조사에서 양당 간 격차가 더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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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재선 의원 모임 '대안과 책임' 주최로 열린 '지방선거 D-6개월, 어떻게 해야 승리할 수 있나'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6. kkssmm99@newsis.com /사진=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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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선거 이후 실시된 한국갤럽 조사(전화 면접 방식)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 초중반의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아직 민주당의 '내란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변하지 않으면 곧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들고일어나지 않겠느냐"고 했다.

    장 대표 역시 이러한 당내 여론을 인식하고 다음 행보를 고심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보수 원로인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을 만나 "진영 논리와 너무 극단적인 생각에 갇히지 않도록 저를 돌아보겠다"며 "국민 삶과 민생 속으로 들어가 한 분이라도 더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공감을 얻는 국민의힘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의원들과의 면담을 이어가며 당의 진로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강성 보수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장 대표로서는 현실적으로 급격한 방향 전환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지도부에서는 최근 1년간 '당비 납부 당원' 수가 74만명 수준에서 약 96만명으로 늘어난 점을 두고 장 대표가 우선순위에 둔 당내 결속 강화가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이를 바탕으로 장 대표가 연말이나 연초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당의 방향성과 전략을 제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명확히 설정한 뒤 민생과 정책 메시지를 낼 때가 됐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장 대표가 본인만의 일정표를 세워둔 것 같다"며 "끝까지 지금과 같은 기조를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고 어떻게든 윤 어게인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3.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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