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0 (토)

    사전 예매 50만장… “우리는 극장만이 줄 수 있는 스펙터클을 기다렸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바타: 불과 재’ 오늘 개봉

    조선일보

    또 한 번 인간과의 전투에 나서는 제이크 설리(오른쪽·샘 워싱턴)와 그의 아내 네이티리(조 샐다나). 실제 배우의 얼굴 표정과 몸동작을 캡처해 일일이 컴퓨터 그래픽(CG)을 입히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이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것과 전혀 다른 방식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AI는 단 1초도 쓰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누군가 극장의 미래를 묻거든, 티켓을 끊고 ‘아바타’를 보라 하겠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시리즈 3편 ‘아바타: 불과 재’는 여전히 극장이 필요한 이유를 증명한다. 추위를 뚫고 영화관으로 향하는 번거로운 과정마저, 판도라 행성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설레게 만드는 올 하반기 최대 기대작. 17일 개봉을 앞두고 사전 예매량 50만장을 돌파하며 얼어붙었던 극장가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이번에도 티켓 한 장으로 웬만한 영화 세 편을 보는 듯한 포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압도적인 액션과 경이로운 판타지, 가족 영화의 뭉클함까지 빠짐없이 담겼다. 화산 폭발로 터전을 잃고 약탈자로 변한 ‘망콴족’의 등장으로, 제이크 설리 가족과 판도라 행성에 또 한 번 위기가 닥친다. 시리즈의 대표 빌런 쿼리치 대령과 망콴족이 손을 잡으면서, 1·2편에서 유지돼온 ‘자연 대 인간’이라는 선악 구도가 무너진다. 시리즈 최초로 나비족과 나비족의 충돌을 그리며, 더 장대한 전투가 벌어진다.

    조선일보

    영화 '아바타: 불과 재'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망콴족은 화산 폭발 이후 잿더미가 된 땅에 살며, 불을 숭배하는 집단이다. 푸르고 청량한 바다가 주무대였던 2편과 달리, 3편은 불을 이용해 거칠고 강렬한 장면들을 보여준다. 공중전·지상전·수중전을 넘나드는 액션은 작은 화면으로 보기 아까운 시각적 향연이다. 전투기 뺨치는 속도로 활공하는 날짐승, 어뢰를 연상시키는 대왕 오징어, 전편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해양 생명체 툴쿤 등 신비로운 생명체들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판도라의 모든 생명체가 힘을 합쳐 탐욕스러운 인간의 기계 문명에 맞서는 장면은 여전히 짜릿하다. 특히 전편에서 아들을 잃은 제이크와 네이티리의 액션에는 더 이상 가족을 잃을 수 없다는 절박함까지 실렸다. 인간에 대한 분노를 품고 전면에 나선 전사 네이티리의 액션은 이번 작품의 명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조선일보

    영화 '아바타: 불과 재'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편과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점은 아쉽지만, 인물들이 품은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카메론 감독은 시리즈 중 “가장 감정적인 영화”라고 소개했다. 첫째 아들의 죽음 이후, 한때 인간이었던 제이크 설리와 태초부터 나비족이었던 네이티리 사이에 균열이 생긴다. 갈등의 중심에는 인간이지만 판도라 행성에서 태어나 설리 가족과 함께 지내며 스스로를 나비족이라 여기는 소년 스파이더가 있다. 판도라의 공기를 들이마실 수 없었던 그가 마스크 없이도 숨 쉴 수 있게 되면서 또 다른 위험이 다가온다.

    조선일보

    영화 '아바타: 불과 재'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바타’ 시리즈는 그동안 환경 파괴, 식민 지배, 이민과 공존 같은 문제들을 다뤄왔다. 3편에선 한 걸음 더 나아가 ‘대답 없는 신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망콴족의 리더 바랑은 부족을 구해주지 않은 신을 원망하며 주변 부족을 공격하고 분노를 표출한다. 마찬가지로 아들의 죽음 이후 분노와 슬픔에 잠식된 네이티리가 어떤 결단에 이르게 될지도 주요한 관전 포인트다. 푸른색 외계 종족을 통해 가장 인간적인 감정을 전하는 것이 이 시리즈의 매력. 분노와 증오가 만연해진 시대에 이번에도 시의적절한 화두를 던진다.

    3시간 17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은 관객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운영 시간 내내 상영해도 한 상영관에서 하루 최대 네 차례밖에 편성할 수 없다는 점은 극장으로서도 아쉬운 부분이다. 3년 전 ‘아바타: 물의 길’로 내한했을 당시 카메론 감독은 긴 러닝타임에 대해 “같은 돈을 내고 길게 보면 더 좋지 않으냐”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에도 ‘흥행의 마법사’ 카메론의 마법이 통할지 다시 한번 판도라로 이목이 쏠린다.

    [백수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