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후속협의에서 양쪽 수석대표인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오른쪽)과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가 악수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통일부가 외교부 주도의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 후속 이행을 위한 한-미 협의’에 불참한 것을 두둔하고 나섰다. 대북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통일부와 외교부의 주도권 다툼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되는 모양새다. 곤혹스러운 처지가 된 외교부는 이번 협의가 과거 남북 교류협력의 발목을 잡았던 ‘한-미 워킹그룹’과는 전혀 다르다는 인식을 한·미가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일부가 전날 열린 한-미 협의에 불참한 것을 언급하며 “저는 정동영 통일부의 정책적 선택과 결정이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직 통일부 장관 6명이 지난 15일 “제2의 한-미 워킹그룹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어 “외교부 주도의 한-미 워킹그룹 가동 계획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데 이어, 여당 대표 역시 같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정 대표는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하는 건 기본이지만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 문제를 푸는 데 걸림돌이 됐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상식”이라며 “사사건건 미국의 결재를 맡아 허락된 것만 실행에 옮기는 상황으로 빠져든다면 오히려 남북관계를 푸는 실마리를 꽁꽁 묶는 그런 악조건으로 빠져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북정책 주도권을 둘러싼 논란이 논란이 정치권으로까지 번지자, 외교부는 일단 몸을 숙이고 수습에 나섰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의 충실한 이행을 위한 이번 회의가 과거 워킹그룹과는 취지나 성격, 배경이 전혀 다르다는 한·미 양측의 명확한 인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전날 열린 협의에서 한·미 양쪽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야 하고, 지금의 엄중한 상황을 완화하면서 한반도 평화를 만드는 과정이 가장 시급하다는 인식을 공유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협의가 ‘제2의 한-미 워킹그룹’이 될 수 있다는 전직 장관들의 지적에 대해선 “잘 받아들여서 오해와 비난을 듣지 않도록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대북정책을 둘러싼 부처 간 이견과 관련해 “이번 한-미 협의 건에 대해서 국가안보회의에서 논의가 있었다. 굉장히 긴 논의가 있었고 많은 토론을 거쳐 정리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리된 대로 이행됐더라면 지금보다 나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통일부가 엇박자를 냈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는 않겠다. 논의했고, 조율됐었다”고만 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minggu@hani.co.kr
윤석열? 김건희? 내란사태 최악의 빌런은 누구 ▶
내란 종식 그날까지, 다시 빛의 혁명 ▶스토리 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