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안정목표’ 보고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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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축수산물 가격 끌어올리는
이상기후·가축전염병 등 변수
원·달러 환율이 내년에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초중반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7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원·달러 환율이 내년 중 현재와 같이 높은 수준(1470원 내외)을 지속할 경우 환율의 물가 전가 효과 확대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초중반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통상 환율이 10% 오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포인트가량 뛰게 된다는 게 한은 자체 추산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내년까지 환율이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물가 상승률이 기존 전망치(2.1%)보다 높은 2.3%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2.1%)까지 한은 목표 수준(2.0%)에서 움직였지만 10월과 11월 연이어 2.4%로 다소 오른 상황이다. 한은은 최근 상승폭 확대는 기상 악화에 따른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고환율에 따른 석유류 가격 상승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는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이 0.1%포인트, 기상 악화 등 기타 요인이 0.2%포인트 정도로 추정됐다.
한은은 최근 높아진 환율이 농축수산물 가격에 미칠 영향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축산물의 경우 수입 쇠고기 가격이 오르면서 환율 영향이 일부 나타나고 있고, 수입 비중이 높은 고등어·오징어 등 수산물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파·폭설 등 겨울철 이상기후, 가축전염병 발생 상황도 농축수산물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은은 다만 10~11월 물가 상승을 이끌었던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폭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근방에서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주요 농산물 출하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배추·무·감귤 등 주요 농산물 비축물량을 내년 1월까지 공급하는 정부 물가대책도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축산물도 돼지고기 등의 공급 확대, 연말 할인행사 등으로 가격 추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고환율, 국제 정제마진 상승, 유류세 인하폭 축소 등의 영향으로 큰 폭으로 올랐던 석유류 가격도 환율이 추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최근 국제유가 약세에 따라 내년 초부터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경기 회복이 반도체 수출 등 정보기술(IT) 부문에 집중돼 경기의 물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 점 등도 한은이 내년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본 이유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높아진 물가 수준으로 인해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생활물가를 중심으로 한 추가적 물가 상승이 국민 부담을 더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경계심을 갖고 향후 물가 흐름을 보다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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