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2006년부터 이어져 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총망라하는 자리로, ‘VACANCY’ ‘VALUE’ 그리고 2025년부터 새롭게 시작될 ‘VOYAGE’ 시리즈를 통해 한 인간이 자신을 마주하고 완성해가는 과정을 서사적으로 풀어냈다.
‘성장’이라는 주제어로 현대인의 본능과 내면세계를 작품으로 선보이는 문민정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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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섹션 ‘VACANCY’(2006~2020)는 작가가 자신의 ‘빈자리’를 찾아가는 15년간의 긴 기록이다. 화면 속에 등장하는 ‘빈 의자’는 꿈이 깃들어야 할 자리임과 동시에 욕망과 책임이 팽팽하게 대립하는 공간을 상징한다. 특히 화려해 보이는 ‘왕관’ 이미지를 통해 성장의 과정에서 누구나 겪게 되는 보이지 않는 압박과 내면의 긴장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VACANCY_Break 162.2x130.0cm Mixed Media on Canvas 2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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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섹션 ‘VALUE’(2021~2024)는 성장의 방향을 ‘더 높이’에서 ‘더 깊이’로 전환하는 시점이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작가는 성장을 넘어 ‘존재의 본질적 가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자연, 균형, 고요와 같은 요소들을 화면으로 불러들여 삶의 본연의 아름다움을 복원하려는 의지를 담아냈다.
‘VOYAGE’(2025~)는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항해이자, 미래의 이상을 탐색하는 과정으로 마지막 섹션이다. 작업은 작가에게 있어 자신을 숨기는 ‘가면’이자 동시에 비추는 ‘거울’이 된다. 작가의 좌우명인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 날마다 새로워짐)의 정신이 관통하는 이 시리즈는 끊임없이 쇄신하려는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보여준다.
VOYAGE_France 2025 Mixed Media on Canvas 162.2x130.3c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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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한 인간이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방식에 대한 기록이다. 화려함과 공허함, 균형과 혼란,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건져 올린 이미지들이 서로 맞물리며, 작가의 세계를 하나의 긴 서사처럼 직조한다. 관객은 그 여정 위에 놓인 오브제들을 따라가며, 때로는 자신의 일상과 감정을 비춰보며 함께 소통할 기회를 갖게 된다. 전시는 31일까지.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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