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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군인들에 미안해 기도했다는 尹…"나라 위태로워 북 친 것"[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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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종근·여인형 등 재판 증인신문 출석

    군인들에 대해 "기도했다"…'유체이탈' 사과

    "계엄 길어야 하루…나라 위태로워 북 친 것"

    생일 맞은 尹, 지지자 없이 한산한 법정

    노컷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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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뭐 안타까운…."

    윤석열 전 대통령이 18일 군사법정에 처음 증인으로 출석해 12·3 비상계엄 이후 고초를 겪고 있는 군인들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여전히 "미안하다" "죄송하다"는 사과보단 제3자의 입장에 서있는 듯한 "안타깝다"는 말이 먼저였다.

    윤 전 대통령은 18일 서울 용산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곽종근·여인형·이진우·문상호 전 사령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양복 차림이었지만 이전보다 다소 야윈 모습이었다.

    이날 증인신문은 여 전 사령관 측의 요청으로 재판부가 나머지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직권으로 신청하며 성사됐다. 여 전 사령관 측은 윤 전 대통령이 국헌문란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하려 했는지, 이 과정에서 여 전 사령관과 사전에 모의하거나 의사소통 했는지 등을 질의했다.



    증인신문 막바지에 여 전 사령관 측 변호인이 윤 전 대통령에게 "피고인(여인형)을 포함한 수많은 군인들이 수사 등으로 고통 받고 있고 방첩사의 경우 관련자 150명이 인사조치 됐다. 마침 이 자리가 군사법정이기도 하다"며 전할 입장이 있는지 물었다.

    윤 전 대통령은 "안타깝다"고 운을 떼면서 "상반기에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영관급·위관급들이 '(계엄 관련 지시를) 들었다'고 하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10월부터 법정에 나가 제가 아는 군 간부들과 경찰 등이 증언하러 나온 것을 보고 참…"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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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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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 허공을 바라보던 윤 전 대통령은 "정말 안타깝고, 내가 내린 결정에 따라서 자기 할 일을 한 사람들인데 참 미안한 생각"이라며 "그 재판 끝나고 좌우간에 구치소로 돌아가서 상당히 하여튼 밤늦게까지 기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잠시 미안함을 전한 윤 전 대통령은 곧바로 쓴소리도 이어갔다. 그는 "방첩사라고 하는 것은, 예를 들면 과거에 군이 쿠데타를 했다고 해서 군을 없앨 수는 없는거 아니냐"며 "방첩사는 이 일에 크게 관여한 것도 없다. 이런 일을 빌미로 국가 안보 핵심 기관을 무력화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증인신문에서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 관련 주요 쟁점에 대해 자신의 탄핵심판과 최근 형사재판에서 한 진술과 같은 취지로 계속 주장했다. 문상호·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을 기존에 알지 못했으며 정보사의 계엄 관여 사실은 계엄 해제 후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했다.

    군검찰 측이 "영장 없이 선관위 서버 등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한 것 아니냐"고 묻자 "압수수색 할 필요가 뭐 있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을 실행하면 계엄법 7조에 따라 국가행정·사법사무를 관장할 수도 있고 8조에 따라 지휘감독을 할 수도 있다"며 "(선관위에) 가서 보안시스템 점검 정도를 하는 것은 계엄법에 따라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계엄법 조항을 직접 설명했다.

    계엄 준비를 위해 2023년 10월 여 전 사령관 등의 인사를 단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택도 없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통령이 계엄을 생각을 하고 결정해야 계엄을 하는 것이지 (그보다 한참 전 시점에) 그냥 계엄이 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으며 여 전 사령관과 같은 충암고 출신이긴 하지만 자신은 고교·대학 동문회를 모두 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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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곽 전 사령관이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 이후 저녁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를 언급하며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진술에 대해서는 "약주 한 방울도 안하신 이진우 사령관이 정확히 기억한다"며 술을 마신 곽 전 사령관보다 이 전 사령관 진술이 신빙성 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국군의날은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술을 많이 마시고 빨리 끝났고 11월 9일 토요일로 기억하는데, 한동훈에 대한 배신감 같은 언급을 한 걸 들었다고 본인(이진우)이 얘기했는데 그 증언이 맞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검찰이 "증인(윤석열)도 과한 음주로 인해 기억이 나지 않을 수도 있나"라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그렇게 질문하시면 앞으로 검찰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을) 다 거부하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윤 전 대통령은 최근 내란특검이 수사를 종료하며 그가 '장기집권'을 위해 내란을 했다는 핵심 증거로 제시한 국가비상입법기구에 대해서도 김용현 전 국방장관 쪽으로 책임을 돌렸다. 그는 "김 장관이 12월 7일인가 8일, 제 탄핵이 기각되던 날 (검찰에) 출석했다가 바로 구속돼서 언론에 (비상입법기구 보도가) 나온 것을 보고 궁금해도 묻지 못했다"며 "나중에 헌재에서 변호인이 물어보니 긴급재정명령 같은 아이디어라고 했다. 저는 그것을 본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계엄에 대해서도 "길어야 반나절, 하루라고 생각했다" "나라의 위태로운 상황에 대해 북을 친다는 개념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김용현 외에) 누군가와 미리 이야기 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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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전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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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공교롭게도 이날은 윤 전 대통령의 65번째 생일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헌재에서 파면된 후 약 8개월 만에 구속된 피고인 신분으로 용산 대통령실과 지근거리인 군사법원에 나왔다.

    통상 윤 전 대통령이 피고인인 내란 우두머리혐의 형사재판이 열리는 날엔 서울중앙지법 앞에 일부 지지자들이 모여 시위를 벌이지만 이날 군사법원 앞은 한산했다. 법정 방청석에도 대부분 취재진이 자리했지만 곳곳이 공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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